초연결시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민현기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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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소통하는 세상은 영화 속에나 있는 줄 알았다. 불과 몇 년 동안 스마트폰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데이터와 네트워크,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이러한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교육학 박사 민현기의 책 <초연결시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는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에 적합한 소통 기술과 방법을 알려준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참고해볼 만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전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것에 대한 기존의 관념과 이별하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도대체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 과거 한국은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나라였지만, 이제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171만 명을 넘었고(2017년 기준), 다문화 가정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적'인 것을 획일화하고 강요하는 것은 타자를 배제하는 태도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현재 한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또는 한국에 있지 않아도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한국이라는 나라의 공동체를 넓혀서 생각해야 소통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떤 사람들은 의도가 좋으면 결과가 어찌 됐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 이 또한 잘못이다. 좋은 선물은 내가 주고 싶은 선물이 아니라 남이 받고 싶은 선물이듯, 좋은 대화는 나의 의도를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소망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니 나는 좋은 의도로 말했다고 해도 상대가 기분 나빴다면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맞다. 반대로 상대가 좋은 의도로 말했다고 해도 내가 기분이 나쁘면 나쁜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남이 듣기 좋아하는 말만 하는 것도 비굴하다. 상대가 누구든 상황이 어떻든,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시기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다.


대화를 하다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상책일까. 저자는 '화장실'을 추천한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사람을 붙잡고 말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화장실에 가면 상대방도 나도 잠시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내가 한 말을 돌아볼 수도 있고 상대방이 한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도 있다. 감정을 정리하고 머릿속을 환기하면 방금 전까지 화가 났던 일이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내 감정이 여전히 격하더라도 상대방의 감정이 가라앉아 싸움의 불씨가 줄어들 수도 있다.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도 틀릴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내가 아무리 선의로 한 행동이라도 상대방은 다른 의도로 받아들일 수 있다. 국적, 민족, 성별, 지역 등의 차이에 따라 같은 행동도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국적, 민족, 성별, 지역 안에서도 나와 타자를 동일시하는 생각은 위험하다. 내가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없는 것처럼 남도 내 마음을 읽을 수 없다. 가능한 한 명확하고 자세하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해야 소통이 보다 원활해지고 관계가 훨씬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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