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뇌 - 어제, 오늘, 내일 달라지는 내 감정의 모든 이유
루안 브리젠딘 지음, 임옥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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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레지던트 시절, 여자의 우울증 발병률이 남자에 비해 2배나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분명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는 여자아이들이 초경을 하는 12~13세까지는 남자와 여자의 우울증 발병률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사춘기 때 뇌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가 여자의 우울증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정신분석학이 아닌 생물학의 관점에서 여자의 우울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여자와 남자의 성호르몬 차이가 둘 사이에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같을까, 다를까. 여자와 남자의 뇌는 크기가 서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뇌가 9퍼센트가량 크다. 하지만 크기만 다를 뿐 동일한 수의 뇌세포를 가지고 있다. 여자의 뇌가 남자의 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뇌세포가 좀 더 밀집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뇌는 남자의 뇌에 비해 1~2년 정도 일찍 발달한다.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언어를 빨리 습득하고 사회성이 빨리 발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적 능력은 여자의 뇌나 남자의 뇌나 큰 차이가 없다.


문제는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10대부터다. 에스트로겐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점에 이르면 여자아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의사소통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테스토스테론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시점에 이르면 남자아이들은 점점 더 말이 없어지고 스포츠나 게임 같은 경쟁에 몰두한다. 이러한 경향은 사람마다 그리고 호르몬이 분비되는 양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여자라도 에스트로겐이 비교적 덜 분비되면 사교 활동보다는 경쟁에 치중할 수 있다. 남자라도 테스토스테론이 비교적 덜 분비되면 경쟁보다 사교 활동에 열을 올릴 수 있다. 무엇이 정상이거나 비정상이라고도 단정 지을 수 없다.


성호르몬 분비가 늘 같은 경향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여자의 경우,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 오히려 공격 본능이 높아질 수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얻기 위해 무모한 행동을 하거나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 집단 따돌림을 하는 것이 그 예다. 여자의 뇌는 거친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던 고대 여자 조상들의 신경회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갈등에 대한 스트레스를 쉽게 느끼고 오래 간직하는 편이다. 반대로 남자의 뇌는 생존보다 육체적 위협에 민감하다. 그래서 여자가 갈등 상황을 쉽게 감지하고 오래 생각하는 반면, 남자는 쉽게 감지하지 못해고 빨리 잊는다.


남자가 여자의 외모를 보는 것만큼 여자도 남자의 외모를 본다. 이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면 몸이 완벽하게 대칭을 이룬 수컷일수록 면역체계가 튼튼하고 건강한 정자를 제공해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자의 성적 취향은 월경주기에 따라 달라진다. 임신 가능성이 높은 배란기에는 우수한 정자를 제공할 만한 잘생긴 외모의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고, 임신 가능성이 낮은 월경기에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여자의 뇌는 임신과 출산, 완경 이후에도 변화를 겪는다. 이 밖에도 여자의 뇌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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