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5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안성찬 옮김 / 이화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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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정치를 정치인들만 하는 행위로 여긴다. 심지어 정치는 더러운 야합이나 권모술수에 불과하다고, 평범한 개인은 정치에 개입할 수도 없고 정치를 바꿀 수도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스페인 출신의 철학자 페르난도 사바테르의 책 <정치,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에 따르면, 정치는 정치인들만 하는 행위가 결코 아니다. 더러운 야합이나 권모술수로 비치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것이 정치의 전부인 것도 아니다. 평범한 개인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쳐 정치에 개입하고 정부나 사회를 바꾼 사례도 드물지 않다. 그러니 정치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정치를 정확하게 공부해야 한다.


애초에 정치란 무엇일까. 교과서에는 정치를 "개인이나 집단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사회적으로 희소한 가치를 배분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희소한 가치란 대체로 권력을 뜻한다. 한정되고 희소한 가치를 둘러싼 경쟁이 정치이니, 정치는 필연적으로 대립이나 갈등이라는 요소를 포함한다. 정치인들이 허구한 날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어떤 관점에선 불가피한 일이다. 정치의 정의만 놓고 보면 대립 없는 정치, 갈등 없는 정치가 더 위험하다. 왕정국가나 일당 독재 국가의 경우가 그렇다. 왕정국가가 아니고 일당 독재 국가가 아닌데도 정치가 조용하고 아무런 변동이 없는 나라도 더러 있다. 이런 나라도 정치 문화가 성숙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정치 용어를 잘못 사용한다. 이를테면 '개인주의'라는 용어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주의라는 단어를 욕으로 사용한다. 남 생각은 안 하고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주의'라는 용어와 혼동하기 때문이다. 원래 개인주의는 '집단주의'에 대비되는 말이다. 집단주의가 개인보다 집단을 중시하는 태도를 일컫는다면, 개인주의는 개인보다 집단이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태도를 일컫는다. 한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이제까지 집단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강조해왔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의사나 선택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 심지어는 목숨을 잃은 사람도 부지기수다.


개인주의란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인 인격체로, 소중한 생명으로 대하는 태도다. 개인주의의 적은 성별이나 민족, 국적, 인종 등을 이유로 사람을 차별하거나 배척하는 행위다. 개인주의가 약하거나 부재한 나라일수록 외국인 혐오나 소수자 차별이 심하다. 일부 정치인들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러한 혐오 심리, 차별주의를 부추기기도 한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행위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나치다. 히틀러는 당시 독일 내부에 팽배해 있던 유대인 혐오 정서를 부추기고 이를 민족주의로 포장해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이런 비극이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이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각자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여기서 책임과 의무는 단순히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의무를 뜻하는 것만이 아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해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국가라는 정치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선거나 국민투표 같은 정치 행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중요한 의무다. 뜻이 맞는 정당에 가입하는 것도 좋고, 노동조합이나 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다. 이 밖에도 어려운 정치 개념이 쉽게 설명되어 있다.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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