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플래그 0(제로)걸의 방황 1
미기노 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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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밖에 없는 마을에 가면 완전 말도 안 되는 인기를 얻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 여성이라면, 이 만화를 보고 생각을 바꿀지도 모른다. 바로 미기노 마코의 만화 <연애 플래그 0걸의 방황>이다. 토오노 히메키는 부모님이 일 때문에 외국으로 가는 바람에 시골에 있는 아는 사람 집에 맡겨진다. 부모님과 떨어져 낯선 시골에서 살게 되었으니 불안할 법도 한데 히메키의 얼굴은 웬일인지 들뜨고 즐거워 보인다. 소문에 따르면 그 시골에는 남자밖에 없는 데다가 그 남자들이 하나같이 아이돌 뺨치는 꽃미남이라는데!!


마을 입구에서부터 꽃미남을 발견한 히메키의 가슴은 둑흔둑흔!! 신세를 지게 된 집에도 꽃미남이 둘이나 있고, 새로 입학한 고등학교는 아예 남자고등학교라서 그야말로 할렘이다!! 그동안 수많은 순정만화를 읽고 여성향 엔딩 게임을 하면서 연애 플래그 세우는 법을 완벽하게 숙지한 히메키는 마을 유일의 여자로 남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할 생각에 흥분한다. 게다가 히메키는 그냥 여자가 아니라 (자칭) 남자들의 이상형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초절정 꽃미녀가 아닌가! 히메키는 세상의 모든 꽃미남을 거머쥐고 싶다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거라고 점점 더 확신한다.





하지만 히메키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이 마을의 남자들은 '남자만' 좋아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이 마을에는 오랜 옛날 오직 남자들끼리만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저주(?)가 내려졌고, 그 저주의 영향으로 마을에는 남자만 남고 여자들은 지겨워하면서 떠났다는 것이다. 히메키는 여기까지 온 마당에 포기할 수 없어서 남자들의 관심을 끌려고 미친 듯이 노력하지만, 신세를 지게 된 집의 꽃미남 형제도, 새로 입학한 고등학교의 남학생들도 히메키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지들끼리' 사귄다. 아 놔 이거 진짜 미칠 듯 ㅋㅋㅋ





이 만화의 장점은 웃기다는 것이다. 초절정 꽃미녀 히메키가 꽃미남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남고에 갔다가 오히려 지독하게 인기가 없는 신세로 전락한다는 설정부터 웃기고, 꽃미남들끼리 꽁냥꽁냥 거릴 때마다 히메키가 보이는 표정 변화(그야말로 급.짜.식ㅋㅋㅋ)가 너무나 극적이라서 웃기다. 형제와의 삼각관계, 모범생과 양아치와의 삼각관계, 학교 선생님과의 로맨스, 야구부원들과 야구부 매니저의 로맨스 등 순정만화에서 흔히 볼 법한 연애 상황을 코믹하게 비튼 것도 너무 웃기다.


주인공 여성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는 점도 좋았다. 그동안 순정만화를 보면서 착한 척, 약한 척, 불쌍한 척하는 주인공 여성의 모습에 식상함을 느꼈다면 이 만화를 읽고 후련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딱 하나 아쉬운 점은 2권으로 완결된다는 것. 작가님 스스로도 후기에 "진짜 너무나도 즐겁게 그린 작품이에요!"라고 밝힌 만큼 오래오래 연재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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