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 10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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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에게 중요한 것은 의뢰인의 주문일까, 화가 자신의 소신일까. 16세기 피렌체를 배경으로 여자는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과 맞서 싸우는 주인공 아르테의 활약을 그린 만화 <아르테> 10권의 화두는 이것이다.


지난 9권에서 아르테는 실비노 추기경의 명에 따라 스페인에서 온 이레네라는 귀빈을 맞으러 간다. 하필 이레네가 머무는 곳이 아르테가 화가가 되기 전, 그러니까 아직 평범한 귀족 아가씨일 때 살았던 집이라서 아르테의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직접 만나 보니 이레네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었고, 아르테는 실비노 추기경에게 이레네의 초상화를 그리라는 명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레네에게 멋진 그림을 그려주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르테를 이레네의 직속 시녀는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몇 장의 스케치를 완성한 아르테는 그것들을 이레네에게 보여준다. 이레네는 아무거나 괜찮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데, 자신의 그림에 감동받기는커녕 이런저런 요구를 하거나 불만을 이야기하지도 않는 이레네의 모습에 아르테는 좌절한다. 자신의 그림이 의뢰인을 감동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하지만 화가는 어디까지나 의뢰인의 주문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는 존재다. 의뢰인이 감동받지 못한 그림을 완성하는 게 맞는 걸까. 의뢰인의 요구를 무시하고 화가 자신의 소신을 추구해도 되는 걸까.


아르테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레네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고, 이번에는 아르테가 이레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실비오 추기경과 스승 레오에게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과연 아르테는 이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이레네가 피렌체를 찾은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10권이 되도록 작화 수준이 일정하고 이야기 전개도 한결같이 흥미진진하다. 이런 명작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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