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등등의 연애
김표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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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카카오브런치 누적 조회수 88만을 기록한 인기 웹툰 <기타 등등의 연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작가 김표고는 10년 전 가네시로 카즈키의 책을 보면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평범한 회사원에서 만화가로 전직해 첫 번째 책 <기타 등등의 연애>를 발표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다사다난했던 연애 스토리를 소개한다. 소심한 데다가 못 말리는 로맨티스트인 저자는 어디선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주는 왕자님 같은 남자가 짠 하고 나타날 거라고 믿었다. 대학 가면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어른들의 말만 믿고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갔지만, 과에서 혼자 싱글인 채로 스물두 살이 되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그 때부터 30대 초반까지 무려 100번의 소개팅을 했다. 그 중 몇 명에게는 애프터 신청을 받기도 했지만 사귀었다 싶게 만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 저자가 지금의 남편을 만난 건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다. 트위터를 즐겨 하는 저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가 많이 겹치는 '최곰'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었다. 몇 달 동안 관찰해보니 취향이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해서 용기를 내 DM을 보냈다. 기타를 배우고 싶은데 추천할 만한 학원이나 선생님이 있느냐고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최곰은 자신이 기타를 잘 치니 가르쳐주겠다고 했고, 둘은 시간과 정소를 정해 만나기로 했다. 수업 첫 날. 그 전까지 트친(트위터 친구)에 불과했던 두 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의 얼굴과 실명을 알게 되었고, 얼마 후 연인으로, 부부로 발전했다.


저자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기 전 100명의 남자와 소개팅하고 울고 화내고 상처받았던 시간이 후회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게 계속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취향도 비슷하고 말도 잘 통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날 수 있었고, 힘들게 찾은 운명의 상대를 더욱 소중히 여기며 더욱 깊이 사랑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지 않았다면 혼기가 차서, 주위 압박에 떠밀려 억지로 결혼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소개팅 몇 번 더하고 그냥 적당히 '이 정도면 괜찮은 사람'을 만났다면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는 기쁨을 영영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주변 친구들이나 독자들에게도 '이 사람이라면 적당히 괜찮지 않을까 하는 감정으로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하지 말고 이 사람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사람으로 선택하길' 충고한다. 그런 사람을 찾을 용기와 기다릴 인내심 없이는 운명이다 싶은 사랑을 만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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