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 교도관이야? - 편견을 교정하는 어느 직장인 이야기
장선숙 지음 / 예미 / 201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교정공무원이 되려면 다른 공무원 직렬과 마찬가지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정공무원은 경찰이나 소방공무원 등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은 편이다.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은 일반 시민들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있으면서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달려와 해결해준다는 이미지가 있는 반면, 교정공무원은 일반 시민들이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에서 일하고 직접 만나 도움을 받을 기회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장선숙 교도관 역시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나고 초등학교 은사를 찾아갔을 때 취업을 축하한다는 말 대신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왜 하필 교도관이야?" 교육공무원인 은사님의 머릿속에도 교정공무원 하면 어둡고 무서운 곳에서 험한 일을 한다는 인상이 있었던 탓일까. 이 일을 계기로 교도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회 전체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깨달은 저자는, 그 후 스스로 더 나은 교도관이 되기 위해 공부도 많이 하고 교도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벌였다. 그 결과 2015년에는 교정대상을 수상했고, KTV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에 출연해 교정공무원을 알리는 데 앞장서기도 했다.


책에는 저자가 올해로 30년째 교도관으로 근무하며 겪은 희로애락과 교도관이 하는 일, 교도관이 갖춰야 할 덕목, 교도관에게 필요한 자세 등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저자가 처음 교도관이 되었을 때 한 일은 전체 수용자 번호와 이름과 수용거실을 외우는 것이었다. 특히 저자는 수용자들의 이름을 잘 외우려고 노력했다. 번호로 불러도 되지만, 부름을 받는 사람은 번호로 불릴 때와 이름으로 불릴 때 전혀 다른 기분을 느낀다. 저자는 가능한 한 수용자를 이름으로 부를 수 있도록 철저히 암기해 수용자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받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이런 노력 하나하나가 수용자의 교정으로 이어지고, 수용자가 복역을 마치고 사회에 나갔을 때 예전과 다른 삶을 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저자의 어린 시절 장래희망은 교도관이 아니라 교사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교대나 사범대에 가지 못하고 공무원 시험을 봐서 교도관이 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러던 어느 날 교사가 하는 일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로 한정하지 않고 '사람을 가르치는 일'로 바꾸면 교도관인 자신도 교사와 비슷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길로 법무연수원 내부강사과정에 지원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박사 학위까지 받은 지금은 수용자와 교정공무원 모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도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니 일본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소설 <속죄의 소나타>가 떠올랐다. 소설의 주인공은 십 대 시절 한 소녀를 잔혹하게 살해한 죄로 소년원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인생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는 교도관을 만나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뉘우치게 되고 열심히 공부해 사법고시에 합격하기까지 한다. 이 책에도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저자의 건투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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