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는 눈 - 가짜 뉴스를 선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구본권 지음 / 풀빛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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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스마트폰만 켜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문제는 뉴스의 양이 풍성해진 것과 달리 뉴스의 질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급기야 사실과 다른 정도가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가짜 뉴스'가 범람하면서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데도 사람마다 접하는 뉴스와 알고 있는 정보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 뉴스를 보는 눈은 어떠해야 할까.


<한겨레> 기자 구본권의 책 <뉴스를 보는 눈>은 가짜 뉴스와 왜곡 보도를 식별하는 구체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은 언론의 정의와 매스미디어의 영향, 언론의 권한과 책임 등을 논하면서 시작해, 가짜 뉴스가 판치는 이유와 가짜 뉴스를 판독하는 눈을 기르는 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가짜 뉴스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것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당시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는 텔레비전 출연을 통해 유명해진 부동산 재벌 정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런 이미지로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중책을 맡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선거운동 기간 중에 힐러리 클린턴이 테러 단체인 이슬람 국가에 무기를 판매했다거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는 등의 가짜 뉴스가 유권자들 사이에 퍼졌고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유권자 수가 꽤 많았다. 결국 모두의 예상과 달리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했다.


물론 언론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오보를 내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사실을 의도치 않게 잘못 보도하는 오보와 의도적으로 왜곡해서 보도하는 가짜 뉴스는 다르다. 문제는 오보와 가짜 뉴스를 가르는 기준인 '의도성'이 객관적으로 판단하거나 입증하기 어려운 가치라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SNS가 확산되면서 뉴스 보도 및 전파의 주체가 소수의 언론사에서 다수의 대중으로 바뀌면서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보도, 사실이 잘못 전달되었을 때 책임지는 보도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 뉴스를 차단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짜 뉴스를 판독하는 방법이 있다. 저자는 페이스북과 영국의 팩트체크 비영리재단 '풀팩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가짜 뉴스 판별법 10가지를 소개한다. 하나씩 소개하면 비판적으로 제목 읽기, 인터넷 주소 점검하기, 뉴스의 출처(취재원) 확인하기, 문법적 오류 확인하기, 사진을 면밀하게 살펴보기, 날짜 확인하기, 주장의 근거 확인하기, 관련 보도 찾아보기, 풍자 또는 해학과 구분하기, 의도적 가짜 뉴스 의심하기 등이다. (284쪽 참조)


저자는 여기에 '비판적 사고'를 추가한다. 비판적 사고란 주어진 지식이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 스스로 그 지식과 주장이 맞는지 틀리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판별하는 것을 일컫는다. 또한 저자는 고등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인터넷 또는 소셜미디어 상의 정보를 정확히 해석하고 분별하는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를 갖춘 건 아니라고 덧붙인다. 세상이 바뀌는 속도에 맞추어가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에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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