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응답 -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켄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윤정원 감수 / 열린책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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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성기와 달리 여성 성기는 외부에서 관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여성들조차도 자신의 성기를 본 적이 없거나 자신의 성기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나도 마찬가지다). <질의 응답>을 쓴 니나 브로크만과 엘렌 스퇴켄달은 이러한 문제를 깨닫고 2015년부터 <운데르리베(성기)>라는 블로그를 열어 여성의 성기와 성 건강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고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 일을 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생식기'에선 외음, 질, 음핵, 피와 처녀성, 음모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 생식기에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여성 생식기에 처녀막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처녀'막'은 없다. 질을 꽉 막고 있는 봉인 같은 막이 있다면 대체 생리혈은 어디를 통해 나온단 말인가. 사람들이 처녀막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질 입구에 있는 점막 주름이며, 여성이 처음 성관계를 할 때 피를 흘리는 것은 점막 주름이 부드럽게 충분히 늘어나지 않아 찢어져서 피가 나는 것이다. 그러니 성관계를 할 때 피를 흘리지 않았다고 '처녀'가 아닌 것은 아니며, 애초에 여성이 '처녀'인지 아닌지 따지는 건 여성의 자유로운 성생활을 억압하고 남성 중심의 사회 체제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에 기인한다.


2부 '냉, 생리, 그 밖의 분비물'에선 생리, 생리대, 탐폰, 생리컵, PMS, 호르몬과 생리 주기 등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답한다. 많은 여성들이 성기에서 냄새가 나는 걸 우려해 '여성 청결제'라는 것을 쓴다. 저자에 따르면 성기에서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할 뿐만 아니라 신체가 건강하다는 증거다. 여성 생식기는 따뜻한 물이나 순한 질 세정용 비누로 씻어주는 정도가 가장 좋다. 보통의 비누로 질 내부를 씻는 건 절대 금지다. 그렇게 하면 연약한 점막이 마르거나 자극받을 수 있다.


3부에선 섹스. 4부에선 피임, 5부에선 여성 생식기와 관련된 질환 또는 질병에 대해 설명한다. 임신에 관한 내용도 나온다.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임신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사람들의 생각처럼 극적이진 않다. 아이를 가지려고 애쓰는 커플 중 생식력이 가장 뛰어난 19~26세 여성 집단의 92퍼센트가 1년 내에 임신했다면, 27-34세 여성 집단은 86퍼센트, 35-39세 여성 집단은 82퍼센트가 1년 내에 임신에 성공했다. 전체 불임 사례의 3분의 1은 남자가 문제이며, 여자의 나이만 문제가 아니라 남자의 나이도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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