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 백과사전 - 한국인이 좋아하는 진짜 중국 음식
신디킴.임선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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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기 있는 중국요리'라고 하면 예전에는 짜장면, 짬뽕, 탕수육 정도가 전부였지만, 요즘은 마라탕, 훠궈, 마파두부, 탄탄면, 딤섬 등 다양한 요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마라탕과 훠궈는 몇 년 사이 전문 음식점이 크게 늘만큼 많은 사람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요리는 물론, 중국과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 모두가 만족할 만한 알찬 중국요리 전문서가 출간되었다. 중국음식문화 전문가 신디 킴과 미쉐린 가이드 칼럼니스트 임선영이 공저한 <중국요리 백과사전>이다.





이 책은 단순히 중국요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의 8대 요리의 역사, 지리적인 특징, 식재료의 종류, 향신료의 쓰임 등을 기본적으로 정리한 전문서에 가깝다. 이 책 한 권만 읽으면 중국요리를 전혀 모르는 초보자도 전문가 정도의 식견을 가질 수 있을 거라는 저자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중국요리는 예부터 범위가 넓고 종류가 다양하여 이를 체계화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았다. 청나라 때 본격적으로 산둥요리, 쓰촨요리, 광둥요리, 화이양요리를 기본으로 4대 요리 체계가 잡혔다. 나아가 청나라 말기에 저장요리, 푸젠요리, 후난요리, 후이저우요리가 추가되면서 지금의 8대 요리 체계가 완성되었다.





중국요리는 북방과 남방에 따라 식재료와 식문화가 달라진다. 산과 들이 많은 북방에서는 목축이 발달해 소고기,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 바다가 인접한 남방에서는 어업이 발달해 해산물, 가금류 요리를 즐겨 먹는다. 북방은 날씨가 춥고 건조해 진하고 짠맛을 선호하고, 남방은 날이 온화해 단맛을 선호한다. 서남지역은 다습해서 습기를 가시게 해주는 매운맛을 선호한다.


이 책은 중국의 8대 요리 분류에 따라 산둥요리, 쓰촨요리, 광둥요리, 장쑤요리, 저장요리, 푸젠요리, 후난요리, 후이저우요리 등을 차례로 소개한다. 각 장에는 해당하는 장의 요리의 특징과 대표적인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최근 한국에서 마니아층이 생길 만큼 인기가 대단한 '훠궈'는 쓰촨요리를 대표한다. 중국의 중남부에 위치한 쓰촨성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막혀 있어 일 년 내내 날씨가 습하고 해 뜨는 날이 드물다. 습한 기후에서 살아남기 위해 쓰촨 사람들은 일부러 매운 음식을 즐겨 먹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국물이 특징인 훠궈다.


쓰촨성의 중심인 충칭에는 약 2만여 개의 훠궈 전문점이 있다. 훠궈 하면 '원앙훠궈'라고 불리는 두 칸짜리 솥이 떠오르는데, 충칭에는 무려 아홉 칸짜리 훠궈를 파는 음식점도 있다고 한다. 소스도 참깨장, 사차장, 푸루, 고추기름, 간마늘, 다진 파, 고수 등 다양하게 제공된다. 정통 쓰촨지역 사람들은 기름장에 찍어 먹는 걸 선호한다.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중국요리 중 하나인 '딤섬'은 광둥요리를 대표한다. 광둥요리는 중국에서도 일찍 해외 문물을 받아들여 미식이 발달하고 식문화가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딤섬 문화 자체는 중국 전역에 퍼져 있으나 지역마다 그 역할이 다르다. 북방에서는 딤섬을 식후 간식으로 즐겨 먹고, 광둥에서는 딤섬 자체가 정식 코스요리로 여겨진다.


광둥에서 딤섬이 발달한 건 산과 바다 사이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딤섬의 소에는 새우, 게살,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 버섯, 채소, 팥 등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다. 광둥 딤섬의 4대 천왕은 차사오, 샤자오, 샤오마이, 단타다. 광둥의 요리사 중 딤섬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를 '멘덴스'라고 부른다.





중국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만한전석'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 위치한 화북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베이징은 원, 명, 청 시대를 거쳐 현재도 중국의 수도인 만큼 역사적 의미가 담긴 요리가 크게 발달했다. 만한전석은 청나라 강희제가 한족과 만주족의 화합을 위해 만든 연회석 요리에서 비롯되었다.


베이징에는 만한전석을 직접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베이징의 '방산'이라고 하는 궁중요리 레스토랑이다. 방산은 만한전석 중 몇 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코스를 5만 원부터 100만 원 정도의 가격대에 제공하고 있다. 만한전석 전체 코스 가격은 한화로 무려 1억 원에 달한다.





이제는 한국인들의 소울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짜장면'의 원조 역시 베이징에 있다. 그러나 베이징 짜장면은 한국의 짜장면과 조리법도 다르고 맛도 다르다. 베이징 짜장면은 여름에 즐겨 먹는 가정식으로, 한국의 짜장면처럼 면을 소스에 볶지 않고 생야채와 함께 비벼 먹는다.


짜장면이 '중국'요리이기는 해도 중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엄연한 베이징 요리라니 놀랍다. 게다가 한국의 짜장면과 달리 차갑게 비벼 먹는 여름 요리라는 점도 새롭다. 이 밖에도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중국요리 이야기가 가득한 책이다. 중국요리를 좋아하고, 중국과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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