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흘러 다리로 간다 1
히다카 쇼코 지음, 강세모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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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다카 쇼코의 만화가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 호기심에 구입해 본 책이다. BL 색채가 짙은 만화가로 알고 있는데, 명성(?)과 달리 이 만화는 BL 보다 시대물의 색채가 더 강하고, 남성 캐릭터들도 멋지지만 여성 캐릭터들이 정말 멋지다.


때는 메이지 말의 도쿄. 지금의 긴자와 가까운 니혼바시에 자리한 노포 포목점 '미츠보시'의 셋째 아들 호시노 토라사부로가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다. 3년 만의 귀국인데도 직원들은 토라사부로를 냉랭하게 대하고 가족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알고 보니 버는 돈이 족족 토라사부로의 유학자금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미츠보시는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망하기 일보 직전인 상태. 참다못한 직원들은 경영을 맡고 있는 토라사부로의 큰형 아리토라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고, 하필 이때 귀국한 토라사부로에게도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낸다.


한편, 도쿄의 유서 깊은 우산 가게의 딸인 토키코는 당대에 드물게 여학교를 졸업한 재원이지만, 웬만한 남자보다 큰 키와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 탓에 스무 살이 넘도록(!) 시집을 못 가고 집에서 잔소리를 듣는다. 토키코는 예전부터 옷에 관심이 많아서 도쿄의 유명한 포목점들이 제작하는 카탈로그를 닳도록 들여다보면서 혼자서 패션 공부를 한다. 그런 토키코 앞에 근사한 양복을 차려입은 타카토 레이지라는 남자가 나타나더니 다짜고짜 미츠보시에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제안한다. 미츠보시에서 여성 직원을 채용한 역사가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토키코는 타카토가 사기를 친다고 생각하면서도, 한때 도쿄 제일의 포목점이었던 미츠보시에서 일하고 싶어서 애가 탄다.


전통을 고수하느라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포목점을 이어받은 토라사부로의 혁신이 기대되는 가운데, 미츠보시 최초의 여성 직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토키코의 활약 또한 기대된다. 인물 캐릭터도 좋고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작화까지 좋아서 별일이 없는 한 완결까지 계속 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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