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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 더 이상 충고라는 이름의 오지랖은 사절합니다
유민애(미내플)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자신의 본능을 따르기보다는 주변의 압력에 굴복할 때가 많다. 학교나 직장, 결혼 등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도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지 않고 가족과 친구, 지인의 충고나 조언을 진지하게 고려한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도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주문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의 주문에 맞춰서 주문한다. 티셔츠 한 장을 살 때도 '가족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까',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같은 생각을 한다.
이런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만났다. 고민 상담과 자기 계발을 전문으로 하는 유튜브 '미내플'의 운영자 유민애의 책 <신경써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이다. 올해로 서른세 살인 저자는 나름 다사다난한 젊은 날을 보냈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부모님의 조언으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1년 만에 그만뒀다. 대학 졸업 후 경제 전문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온라인 뉴스 에디터로 일하다가 4년 만에 그만뒀고, 스타트업에서 홍보 담당자로 일하다가 1년 만에 그만뒀다. 이후 고향에서 부모님을 도와 사과를 팔다가 포기했고,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가 역시 그만뒀다.
저자는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는 동안 주변 사람들로부터 별별 말을 다 들었다. "네 나이와 스펙에 거기보다 더 좋은 직장 없다", "빨리 결혼해야지. 서른 지나면 아무도 너 안 데려가" 같은 말들. 그런 말들에 상처받아 운 날도 많았다. 지금은 그런 말들이 정말 나를 위해서, 걱정해서 해준 말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친절과 배려라는 이름으로 오지랖을 부렸을 뿐이다. 말하는 건 돈이 안 든다는 이유로 약자인 나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푼 것이다. 만약 내가 그들보다 나이가 더 많고, 돈이 더 많고, 지위가 더 높은 사람이었다면 그런 충고나 조언을 할 수 있었을까. 결국 그 또한 갑질이었다.
남의 말에 쉽게 흔들리는 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릴 적 부모님에게 혼날 때 들었던 말들이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넌 못 해" "넌 안 돼" "넌 멍청해" "넌 게을러" 같은 말들이 마음에 남아서, 회사에 이력서를 내거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못하게 막았다. 학창 시절 친구들한테 들었던 말이나 남자친구한테 들었던 말들도 상처로 남아서 저자를 두고두고 괴롭혔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무리를 하면 무리하는 것 같다고 욕먹고, 무리하는 걸 그만두면 성의가 없다고 욕먹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줬다면 상대도 혼란스럽지 않고 나도 괜히 힘 빼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진짜 내 삶을 살고 싶으면 일단 내가 어떤 사람인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방 청소를 해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의 책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를 읽고 집 정리를 시작했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 옷과 책,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을 정리하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눈에 보였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나의 삶을 더욱 나답게 살기 위한 저자만의 팁이 여럿 나온다. 쉽고 명쾌한 조언이 마음에 쏙쏙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