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 '보는' 사람을 '읽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관하여 땅콩문고
김겨울 지음 / 유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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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성인 중에 10명 중 4명은 1년 동안 책을 1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독서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한 명의 독자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최근들어 많은 출판사와 인터넷 서점이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사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북튜브 '겨울서점'이다. 겨울서점의 운영자 김겨울은 대학 졸업 무렵 오로지 책을 좋아하고,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는 이유로 북튜브를 시작했다. 주변에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책을 다루는 북튜브를 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어서, 김겨울은 독학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영상을 제작하고 채널을 관리했다. 그렇게 2년 정도 유튜브를 하는 동안 겨울서점의 구독자 수는 마침내 10만 명을 넘겼다. 구독자 수가 100만, 1000만에 달하는 채널에 비하면 미미한 성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자극적인 내용과 화려한 영상으로 승부하는 유튜브 세계에서 텍스트 매체인 책을 소재로 이만한 성과를 일구었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겨울서점은 다른 북튜버나 출판사 또는 인터넷 서점에서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과 비교해도 훨씬 많은 구독자수와 조회수를 자랑한다.


김겨울의 책 <북튜브로 책 권하는 법>은 김겨울이 북튜브 겨울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 북튜버라는 직업의 의미와 전망, 유튜브 채널 만드는 법, 영상 제작하는 법, 채널 관리하는 법 등 예비 북튜버 및 유튜버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영상을 제작하고 채널을 관리하면서 느낀 희로애락은 물론, 대학 졸업 후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체감한 장단점 등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저자는 책을 다루는 유튜브를 하고 싶다면 일단 유튜브를 많이 보라고 충고한다. 저자는 100개 이상의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다. 영상을 제작하거나 채널을 관리하지 않는 시간에는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의 유튜브를 본다. 채널 유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책 리뷰 외에 하울, 굿즈 리뷰, 브이로그, 이벤트 등 다양한 유형의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좋다. 책과 상관 없는 주제의 영상을 만드는 것도 괜찮다. 저자의 채널에서 조회수가 가장 높은 영상은 책 리뷰 영상이 아니라 '내 말을 상대방의 귀에 꽂는 발음 팁', '어느 북튜버의 일주일', '영어 공부 어떻게 하셨어요?' 같은, 일견 책과 무관해 보이는 주제를 다룬 영상들이다. 나만 해도 추천 영상으로 뜬 '내 말을 상대방의 귀에 꽂는 발음 팁' 영상을 보고 겨울서점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구독자가 되었다. 이렇게 책이 아닌 다른 주제의 영상으로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유튜브를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일까. 저자에 따르면 유튜브로 돈을 버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고, 더군다나 책을 다루는 유튜브로 돈을 버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저자는 유튜브 자체로 얻는 수익으로는 생계를 해결하기 힘들어서 집필이나 강연 등의 활동으로 수입을 보충하고 있다.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하는 거라면 책 말고 다른 주제를 선정하는 편이 낫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자신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구로 유튜브를 시작했기 때문에 유튜브만으로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 큰 불만이 없다고 한다. 유튜브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금방 세상에 이름을 알리지도 못했을 것이고, 등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책을 내거나 문예지에 글을 싣는 기회도 얻지 못했을 것이다. 듣기 좋은 목소리와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솜씨를 유튜브를 통해 보여주지 않았다면 각종 행사나 이벤트 사회자, 인터뷰어로 뽑혀 다닐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저자의 SNS를 보니 며칠 전 공중파 라디오의 고정 패널로도 뽑혔다고 한다(경사났네~~). 겨울서점의 팬으로서, 앞으로도 김겨울 작가의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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