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가 알려주는 V존의 모든 것 - 쉽게 물어보지 못했던 여성 건강 필수 상식 A to Z
알리사 드웩.로빈 웨스턴 지음, 신승미 옮김 / 니들북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성교육은 물론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에 관한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여성이 남성의 생식기를 모르고, 남성이 여성의 생식기를 모르니 오해와 편견이 생길 수밖에. 더욱이 남성의 생식기와 달리 여성의 생식기는 밖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와 구조가 아니라서 여성조차 여성의 생식기를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면 안 된다느니, 생식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성생활이 문란하기 때문이라느니 같은 부정확하고 몰상식한 생각이 여성들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 


다행히 요즘은 여성의 몸에 관해 자세히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추세다. 그중 하나가 <산부인과 의사가 알려주는 V존의 모든 것>이다. 이 책을 쓴 알리사 드웩은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활동하는 부인과 전문의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생식건강전문가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여성들이 자신의 생식기 건강에 얼마나 무지하고 무관심한지를 일깨워준다. 응답자 중 20퍼센트는 1년 혹은 그 이상 동안 자신의 질을 본 적도 없다. 일부 여성은 자신의 질을 '보기 흉하고', '역겹고', '더럽고',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했다. 본 적도 없는데 보기 흉하고 역겹다고 생각하다니. 이는 자기 자신의 생각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생각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


저자는 이러한 오해의 대다수가 사실과 다르며, 이는 오래된 역사적, 문화적, 정치적, 사회적 전통에 의해 만들어진 편견이라고 설명한다. 고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생식기는 풍요와 다산의 상징으로서 숭배받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중세에 접어들고 근대를 지나면서 여성의 몸은 남성을 위해 봉사하거나 남성에 의해 훼손당하는 육체 그 이상은 될 수 없는 것으로 전락했다. 지금까지도 여러 문화권에서 여자아이들의 생식기를 훼손하고 여성의 성욕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한다. 심지어는 정치적, 문화적 발달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조차 성 경험이 없는 여자는 처녀라고 조롱하고, 성 경험이 많은 여자는 창녀라고 모욕한다. ​ 


저자는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고 타개하려면 여성 자신이 여성의 몸과 성(性)에 관해 잘 알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사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알파벳순으로 A스폿, 아기, 자궁경부, 다이어프램, 난자, 균류, 부인과 의사, 호르몬 등에 관해 설명하며, 각각의 설명을 읽다 보면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생리, 배란, 임신, 출산, 각종 질환과 병에 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기존의 여성 건강 관련 책에선 보기 힘들었던 피어싱, 문신 등의 질 장식, 왁싱, 자위, 오르가슴, 포르노, 롤 플레이 등에 관한 설명도 나온다. ​ 


이 책에 실린 정보 중에 단 하나만 남기라고 하면 나는 산부인과 검진에 관한 내용을 남기고 싶다. 저자에 따르면 21세 이상의 건강한 여성은 일 년에 한 번 골반 내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는 3년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다.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피부과에 가고,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치과에 가듯이, 생식기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산부인과를 찾는 것이 좋다. (산부인과에 관한) 잘못된 편견 때문에 건강이 상하고 목숨을 잃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당신의 몸과 건강에 관한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금기가 아니며, 그 어떤 노력도 아끼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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