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은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강미은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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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철천지원수가 되기도 한다. 기왕이면 원수가 되는 말보다는 천 냥 빚을 갚은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텐데, 그렇다면 대체 천 냥 빚을 갚을 만큼 매너 있고 효과적인 말하기는 어떻게 하는 걸까.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강미은의 책 <사려 깊은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에 그 비결이 나온다. ​ 


저자는 말이란 평생 배워야 할 숙제와 같다고 말한다. 많이 배운 사람도, 나이가 지긋하게 든 어르신도 말하는 습관이 잘못 들어 있거나 말하는 방법을 교정 받을 기회를 가지지 못해서 함부로 말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표적인 예가 국회의원들의 막말 논란이다. 국회의원이면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학력과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도전하는 직업이다. 그만한 학력과 경력이면 말도 잘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언론 보도를 오르내리는 막말의 대부분은 국회의원들의 입에서 나온다. 최근에는 아나운서 출신 정치인들이 막말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예를 보면 말하기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았다고 해서 늘 옳고 바른 말만 하는 건 아님을 알 수 있다. ​ 


요즘처럼 온갖 말이 난무하는 시대에는 사려 깊지 못한 말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큰 점수를 딸 수 있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들었거나 주변인이 들은 사례 깊지 못한 말의 사례와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인터넷이나 SNS에 쓴 글에 악플이 달리거나 악의성 메일이 왔을 때는 '격찬에 감사드립니다. 조언에 힘입어 앞으로 더욱더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도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 상대는 다른 일로 마음이 상해 욕을 하고 싶던 차에 화풀이 대상으로 나를 골랐을 뿐이다.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나만 마음 상하고 시간 낭비다. 참고 넘기는 것도 좋지만, 모욕의 정도가 너무 심하면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도 공공선에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 


누가 나에게 염장 지르는 말을 할 때는 '반사'가 정답이다. "여자가 왜 안 꾸미고 다니냐?"라고 물으면 "여자가 왜 꾸미고 다녀야 하죠?"라고 묻고, "남자가 왜 무거운 것도 못 드냐?"라고 물으면 "남자가 왜 무거운 걸 들어야 하죠?"라고 묻는다. 딱히 욕하는 말이 아니므로 나의 인격을 해치는 것도 아니고, 상대가 대답할 말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무지나 무례함을 깨달을 수도 있다. 깨닫지 못하더라도 주변 사람들은 상대가 저지른 무례와 당신이 느낀 분노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몇 번인가 사용해본 적 있는 방법인데 그때마다 상대가 대답을 못하고 어물거렸던 기억이 있다. ​ 


상대가 자랑하는 말을 늘어놓을 때는 똑같이 자랑으로 반격하기보다 칭찬으로 답하는 것이 좋다. 자기 자랑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해서 남들의 인정과 찬미를 구하는 것이니 칭찬 몇 마디만 해줘도 상대의 호감을 살 수 있다. 덕담이랍시고 상대에게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도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다. 성적이나 취직 여부, 직장, 연봉, 애인, 결혼, 자식 등 사적인 주제에 관해서는 묻지도 않고 답하지도 않는 것이 매너다. 십 년 전만 해도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이나 지켰던 매너인데, 어느덧 한국에서도 이걸 매너로 여기고 지키자고 말하는 걸 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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