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친구 -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 웅진 모두의 그림책 22
사이다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연은 인간의 친구일까. 인간이 자연에 저지른 해악을 생각하면 인간은 자연의 친구가 될 자격조차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곁에 늘 있어주는 자연이 불쌍하고 자연에 미안하다. 이런 생각이 든 건, 제2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대상에 빛나는 사이다 작가의 그림책 <풀친구>를 읽고 나서다. ​ 


책을 펼치면 저 멀리 보이는 둥그스름한 산 아래 끝없이 펼쳐져 있는 잔디밭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모양이나 색깔이 비슷비슷한 풀떼기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모양도 조금씩 다르고 색깔도 어느 것은 진하고 어느 것은 연하다. 똑같아 보여도 똑같지 않다.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잔디밭 안에는 온갖 생물들이 살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바람에 흩날리다 떨어진 꽃씨라든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자랐는지 모를 풀꽃들이라든가. 열심히 먹이를 찾는 벌레라든가. 낮 동안 잔디밭을 뛰놀던 개와 고양이가 싸놓고 간 똥이라든가.


이것들은 하나같이 작고 하찮아 보여도 다 쓸모가 있고 가치가 있다. 개와 고양이가 싸놓고 간 똥은 거름이 되어 잔디를 키우고 꽃을 피운다. 비옥해진 땅 위로 날려온 꽃씨는 얼마 후 아름다운 꽃을 피우거나 벌레의 먹이가 된다. 인간의 눈에는 별것 아닌 잔디밭 속에는 이런 세계가 있다. 우주가 있다. 





이렇게 지구상의 생물들은 서로에게 큰 해를 입히지 않으면서 조화롭게 공존하고 더불어 살아간다. 오직 인간만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생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잔디밭만 해도 미관상 보기 좋다는 이유로 함부로 베고, 쓸모없는 잡초라는 명목으로 풀을 뽑는다. 심지어 건물을 짓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잔디밭 자체를 없앤다.


이런데도 인간이 자연의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는 풀들의 친구가 될 자격이 있을까. 그동안 재미있는 그림책은 많이 읽었지만, 의미까지 있는 그림책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부디 많은 독자들이 읽고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곰곰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