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회 2.0 - 분권화 트렌드와 미래 한국
이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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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도 멀게만 느껴졌던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3D 프린터 기술 등의 도입이 여러 산업 분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일반인들의 일상에도 침투하고 있다. 이렇게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 경제, 노동, 금융, 교육, 헬스케어, 도시 분야의 전문가가 오늘날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에 맞춤한 대응 전략을 소개하는 책 <디지털 사회 2.0>에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다.


저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가져온 디지털 정치의 특징을 두 가지로 요약한다. 하나는 디지털 분권화이고, 다른 하나는 디지털 중앙집권화이다.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디지털 기술은 정치과정을 더욱 민주화하고 투명화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단순히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개진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고 다수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 청원과 민주적 거버넌스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이용이 정치 과정을 더욱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형태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한다.


반대로 디지털 중앙집권화가 가속될 여지도 있다. 단적인 예로 어떤 사람이 인터넷 검색창에 모 정치인의 이름을 검색하기만 해도 검색 기록 자체가 빅데이터에 수집될 것이며,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이용해 지배 권력이 자신들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식으로 기계에 의한 감시가 일반화되고 알고리즘 정치가 일상화되면 민주주의를 해치는 위협 요인으로 변질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국민 의견 수렴 및 정치 참여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으면, 그동안 국민의 정치적 대리인 기능을 했던 의회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될 수도 있다. ​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불러올 파급을 가장 우려하는 분야는 역시 노동이다. 벌써 일부 음식점과 패스트푸드점에선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하는 기능을 가진 자동화 기계를 도입해 직원을 대체하는 추세다. 현재로서는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기술이 노동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이 각종 거래비용을 낮출 뿐 아니라 디지털 매체를 활용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 


디지털 기술의 보급으로 노동 환경이 바뀐다면 교육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저자는 우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어떠한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가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전처럼 학교 성적 높고 명문대 나온 사람만을 인재로 여겨서는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키울 수 없다. 교사의 역할과 기능을 학생 중심의 하이터치 하이테크 학습으로 전환하고, 최첨단 에듀테크를 학습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과 SNS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이런 학생들에게 연필과 종이를 쥐여주고 공부하라고 하는 건 시대착오다.


이 밖에도 여러 부문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어떤 대응 전략이 필요한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디지털 기술 자체에 관한 설명보다는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구체적인 대처 방안에 초점을 맞추어 문과 출신도 읽기 쉽다. 각 장마다 정부가 앞으로 어떤 정책이나 규제를 실시하거나 철폐하면 좋을지에 관한 조언이 나와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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