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카의 장갑
오가와 이토 지음, 히라사와 마리코 그림, 이윤정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오가와 이토의 최신작 <마리카의 장갑>은 오가와 이토가 유럽의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라트비아를 직접 여행하고 쓴 동화풍의 소설이다. 숲과 호수로 둘러싸인 평화로운 나라 루프마이제공화국. 장난꾸러기 아들 셋이 있는 집에 귀여운 딸이 태어난다. 가족들은 이 귀여운 여자아이에게 '마리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정성껏 돌본다. 가족들의 바람대로 마리카는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자라난다. 문제는 수공예를 못한다는 것이다. 수공예를 중시하는 이 나라에선 아이들이 열두 살이 되면 누구나 수공예 시험을 치러야 한다. 남자아이들은 접시를 만들고, 바구니를 엮고, 못을 박는 시험을 본다. 여자아이들은 실을 잣고, 수를 놓고, 레이스를 달고, 엄지장갑을 뜰 줄 알아야 한다.


할머니와 어머니, 새언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시험을 통과한 마리카. 그리고 얼마 후 운명처럼 야니스라는 소년을 만난다. 마리카와 야니스는 서로 좋아하게 되고, 얼마 안 있어 결혼을 약속한다. 그러자 또다시 문제가 생긴다. 이 나라에선 신부가 결혼하기 전에 엄지장갑을 잔뜩 떠서 상자 하나를 가득 채워야 하는 전통이 있다. 엄지장갑을 잘 못 뜨는 마리카는 이러다 야니스와 결혼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잠을 잊고 필사적으로 엄지장갑을 뜬다. 결국 마리카는 야니스와 결혼하게 되지만, 결혼 후 이때까지만 해도 평화로웠던 마리카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끝내 생채기가 난다. 그게 꼭 우리네 삶의 모습 같아서 마지막 책장을 덮는 마음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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