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안아주듯 나를 안았다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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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글을 쓰며 수많은 구독자들에게 위로와 살아갈 힘을 선사하는 작가 흔글(조성용)의 새 책이 출간되었다. 제목은 <타인을 안아주듯 나를 안았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을 비롯한 전작들이 타인에게 건네는 위로의 말을 담은 책이었다면, <타인을 안아주듯 나를 안았다>는 타인을 위로하듯 나 자신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기 작가가 된 후에 겪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언제부터인가 인스타그램의 팔로워 수가 쭉쭉 떨어지고 있다. 한때는 이 사실이 너무나 싫었고 자신감까지 떨어졌는데 이제는 홀가분하다. 잠시나마 내 계정에 들러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이제까지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가 해야 할 것은 곁에 남은 사람들에게 잘하는 것. 다수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다 소수의 진짜 인연을 놓치는 실수는 하고 싶지 않다는걸,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저자는 SNS를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예쁘게 정리된 피드를 보면 기분이 좋을 때도 있었지만, 무엇 하나 부족해 보이지 않는 그들의 삶이 점점 우울하게 만들었다. 가진 것들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안다. 아무리 멋져 보이는 계정도 그들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만을 모아서 만든 컬렉션이라는걸. 그들에게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못난 구석이 있고 비참한 일상이 있다는걸.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느라 정작 가장 중요한 내 삶을 들여다보지 않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안다.


유명 작가이다 보니 독자들로부터 상담을 청하는 메시지도 종종 받는다. 재작년에는 한 독자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 음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어서 힘든 입시를 다시 준비하고 있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 나가는데 자기만 그동안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 같아서 힘들다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그 메시지를 보면서 인생이란 퍼즐은 영영 완성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인생이란 퍼즐은 나 자신의 성장에 맞춰 커지기도 하고 더 복잡해지기도 한다. 인생의 가장 젊은 시기인 지금은 그 퍼즐을 완벽하게 맞출 생각을 할 게 아니라, 퍼즐을 보다 크고 멋지게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


이 밖에도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다양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들이다. 마음이 헛헛할 때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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