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타인 2 - 두 사람의 거리와 밸런스
사와구치 케이스케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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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새로운 부부 관계를 제시해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만화 <아내는 타인> 2권이 출간되었다. 1권의 내용이 워낙 (좋은 의미로) 충격적이었기에 2권의 내용은 어떨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충격적이다.


결혼 전 저자는 지인에게 "네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부는 뭐야?"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때 저자는 이렇게 답했다. "각자 혼자서라도 살아갈 수 있는 부부."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자기 앞가림을 못하면 부부 관계는 망가진다. 부부란 각자가 자립한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함께하는 것이 즐겁다고 느끼는 상태여야 한다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아내가 없으면 남편이 밥을 못 먹거나, 남편이 없으면 여자가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혼자서도 살 수 있는 두 사람이 공동 생활을 하면서 가능하다면 각자 잘하는 분야에 특화하는 것이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의 SNS가 화제가 되고, 책이 출간되고, 언론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게 되면서 저자는 "부부 사이가 원만한 비결은 뭔가요?" 같은 질문을 자주 받았다. 저자의 답은 이렇다. "우리의 경우를 말하자면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을 공유하기' 때문에 잘 지내는 건지도 모른다." 타인을 욕하거나 뒷담화를 하면서 친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저자 부부는 "가능하면 싱크대에 설거짓거리 외의 쓰레기는 놔두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림 도구를 펼쳐놓는 건 좋은데 여기까지 넘어오지 않게 해줘." 등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작은 불만을 서로에게 솔직하게 즉시 말한다. 반대로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웬만해선 말하지 않는다. 원만한 관계를 위해 좋아하지 않는 걸 억지로 좋아하는 척하게 될 수도있고, 의견이 다르면 다툼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잘해주거나 상대를 걱정하는 말을 해줘도 돌아오는 게 없다고 섭섭해 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조언한다. "친구, 가족, 직장동료 등 어떤 관계이든 간에 상대방을 위해 이것저것 생각하지만 그건 결국 자신이 그렇게 하고 싶을 뿐이라는 걸 항상 염두해야 한다." 상대에게 잘해주는 것은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일 뿐'이지 정말로 상대를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선물을 주든 친절을 베풀든 내가 하고 싶어서 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야 나도 좋고 상대도 좋다. 상대가 좋아할 것 같은 행동을 했을 때 상대가 좋아하면 다행인 것이고, 좋아하지 않으면 그뿐이다. 내 호의를 무시한다고 서운해 하거나 화를 내면 나도 상처 받고 상대도 상처 받는다.


이 밖에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현명한 조언들이 많이 있다. 이 책을 보고나면 관계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삶에 대한 관점이 바뀔 거라고 자신한다. 아니라면 이미 저자처럼 쿨하게 살고 계신 분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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