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했더니 살 만해졌다 -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나지윤 옮김 / 미래타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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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래 제목은 '일부러 둔감해져서 인생을 편하게 사는 방법'이다. 요즘 워낙 이런 주제의 책이 많아서 내용도 뻔할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눈길을 끄는 사례나 조언이 의외로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는 원래 극도로 섬세하고 소심한 사람이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고 분노나 굴욕을 잘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직장 생활에 지장이 많았다. 그런 저자가 깨달음을 얻은 건, 무심코 텔레비전에서 본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 덕분이었다. 계속해서 상냥하게만 굴던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에게 질투심을 느끼자 별안간 난폭한 맹수로 돌변해 잔인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 장면을 본 저자는 모든 인간관계의 원흉은 질투이며, 질투는 동물적인 반응이란 걸 깨달았다. 직장에서 상사가 이유 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나, 자신이 한참 어린 후배를 매섭게 몰아세우며 공격한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질투라는 인간(동물)의 본능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부모도 자식을 질투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집에서 혼자 놀다가 별안간 어머니에게 얻어맞은 적이 있다. 당시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는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나쁜 아이야. 네가 예의 바르게 크라고 엄마가 이렇게 혼내는 거다." 그때 저자는 '집에서 혼자' 놀고 있었다.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상황이 아니었다. 비슷한 사건이 또 있었다. 저자가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트럭을 타고 집에 돌아온 저자는, 어머니가 트럭 문을 확 열어젖히는 바람에 트럭에서 굴러떨어졌다. 저자가 울고, 아버지가 놀라서 소리치자 어머니는 이런 반응을 보였다. '나보다 약한 네(아들)가 그렇게 눈물을 흘려서 남편의 동정을 사려 하다니...!'


저자는 훗날 어머니가 '질투 히스테리'를 보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질투 히스테리에 시달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멍청하다', '못생겼다' 같은 폭언을 자주 하는 경우,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아이에게 "네가 그럴 만한 짓을 했겠지!"라고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렇게 부모의 질투 히스테리를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자란 아이는 질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다. 집 밖에서도 상대의 질투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여기에 예민하게 반응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자신의 질투 히스테리를 쏟아붓는 먹잇감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렇다면 이런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저지는 질투 히스테리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당신에게 질투를 느낀 사람이 폭언을 퍼붓는다. 폭언을 들은 당신은 분노를 느낀다. 분노를 느끼면 뇌에서는 정신적 고통을 마비시키는 마약성 물질이 분비된다. 이 뇌 내 마약성 물질에 중독된 사람은 분노를 느껴도 제대로 표출할 수 없게 된다. 뇌 내 마약성 물질이 소진되면 금단 현상이 일어나 극도로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그러면 또다시 자신을 호구로 만드는 상황을 찾아내 분노를 느끼고 뇌 내 마약성 물질이 분비되길 기다린다.


이러한 메커니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둔감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나에게 화를 내는 사람이나 시비를 거는 사람이나 결국 그들이 원하는 건 나의 관심이다. 관심이라는 먹이를 주면 계속 달려들 것이고, 주지 않으면 점점 멀어질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지낸다는 건 미련한 욕심이고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그러니 아무한테나 잘해주지 말고, 누가 나를 싫어하거나 내가 누굴 싫어하게 되어도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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