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 - 느긋하게 인생을 즐기며 사는 법
앨리슨 데이비스 지음, 윤동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만약 나무늘보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굼뜨고 느린 행동은 어른들의 잔소리 듣기 딱 좋고, 느긋하다 못해 게으른 성격은 주변 사람들의 눈총 받기 십상이니, 발 빠르게 움직이고 일 분 일 초도 낭비하지 않기를 강요하는 현대 사회(특히 한국)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나의 추측과 달리, 나무늘보의 삶을 예찬하고 나무늘보처럼 살자고 제안하는 독특한 책을 만났다. 바로 영국의 작가 앨리슨 데이비스의 책 <나무늘보 널 만난 건 행운이야>이다.


저자가 나무늘보에 관심을 가진 건 사촌 피비 때문이다. 그전에도 나무늘보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그다지 관심 있진 않았다. 가까이서 본 나무늘보는 무척 귀여웠다. 게으른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띠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바람을 즐기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았다.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니 나무늘보는 그저 게으름을 피우는 게 아니었다. 나무늘보는 독성이 강한 나뭇잎을 먹고살기 때문에 식사가 끝나면 휴식을 취하며 천천히 소화시켜야 한다. 나무늘보가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는 여러 개의 위장들이 분주히 독을 분해하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


나무늘보는 또한 자신보다 한참 작은 생명체들에게 집과 음식을 제공하는 공급자다. 나무늘보의 털 속에는 나방 같은 작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나방은 나무늘보가 배설한 배설물에 알을 낳고, 알에서 깨어난 유충들은 그 배설물을 먹고 자란다. 배설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질소는 말무리의 먹이가 되고, 말무리는 또다시 나무늘보의 먹이가 된다. 나무늘보보다 훨씬 강한 맹수가 나타나면 말무리가 나무늘보를 녹색으로 위장시켜 보호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생태계가 유지된다.


저자는 나무늘보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지혜와 교훈을 배웠다. 조급하게 굴지 말고 천천히 해도 괜찮다는 걸 배웠다. 현상이나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시선을 거꾸로 해서 보는 것도 좋다는 걸 배웠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끝까지 매달려보는 것도 괜찮다는 걸 배웠다. 여러 사람들과 서로 협력하고 살아야 한다는 걸 배웠다. 때로는 내가 손해 보는 기분이 들지라도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이 밖에도 용기를 주고 위안이 되는 이야기가 가득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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