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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평점 :

고양이를 한 번도 키워본 적 없는 사람이 덜컥 고양이 여덟 마리와 함께 살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웹툰 작가 통이의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는 2015년 가족과 함께 전라남도 시골로 이주한 저자가 고양이 여덟 마리와 함께 생활한 모습을 담은 만화다. 저자가 시골집으로 이사 온 첫날, 짐을 내리기도 전에 웬 고양이 한 마리가 달라붙었다. 붙임성 좋은 녀석은 가족 모두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마당 한 구석을 내어주며 보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후. '미미'라고 이름 붙인 녀석이 창고에 새끼를 일곱 마리나 낳았다.
그렇게 시작된 고양이 여덟 마리와의 동거는 저자의 삶을 크게 바꿨다. 일단 고양이의 생태에 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고양이는 고마운 사람에게 보은을 한다는 말을 듣기는 했는데, 그 '보은'이 반쯤 먹힌 곤충 사체나 죽은 쥐 한 마리를 물어오는 것인 줄은 몰랐다("고양이가 은혜 갚는다는 건 거짓말이야!"). 고양이가 얼마나 애교가 많은 동물인지도 알게 되었다. 저자와 함께 사는 고양이들은 저자가 빨래를 널거나 사료를 줄 때, 텃밭을 정리할 때 졸졸 따라다니며 애교를 부린다. 어미 고양이는 일정 기간 새끼를 키우고 나면 자신의 영역에서 쫓아내거나 본인의 영역을 내주고 떠나간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미미는 후자였다. 고양이 중에서도 특별한 모성을 지녔던 미미는 새끼들을 키운 후 홀연히 떠났다.
귀농해 고양이와 살면서 비로소 생명에 대해, 자연에 대해, 인생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는 저자의 만화를 보면서 나 역시 많은 걸 배웠다. 고양이를 대상화하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자격을 지닌 생명체로 대우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제목이 '고양이 여덟 마리를 키웠다', '고양이 여덟 마리를 길렀다'가 아니라 '고양이 여덟 마리와 함께 살았다'인 것만 봐도 이 만화가 어떤 시선으로 고양이를 대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