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마리코 5
오자와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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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이는 있지만 작품을 발표할 자릴 찾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많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장소를 만들고 싶어요."


80세에 가족의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한 마리코 할머니의 도전을 그린 만화 <80세 마리코> 제5권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랫동안 집필해온 잡지 <군세이>로부터 연재 중단 선고를 받은 마리코는 자신처럼 나이는 있지만 작품을 발표할 자리를 찾고 있는 작가들을 위해 인터넷 문예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마리코가 인터넷의 인 자도 모른다는 것.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75세의 치에조와 대학생 게이머 가리오가 마리코를 돕겠다고 나서지만 큰 힘이 될 것 같진 않다.


마리코는 가리오로부터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웹 매거진 편집자인 쿠라하라 테츠로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를 섭외하러 간다. 쿠라하라 테츠로는 "늙은이를 구제하기 위한 인터넷 잡지는 아무런 매력도 없어.", "인간은 점점 뒤떨어져 가는구나."라며 대놓고 면박을 주지만, 마리코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동감이라는 듯이 웃으며 의견을 더 들려달라고 매달린다(나도 이렇게 여유있고 능청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다!). 결국 쿠라하라 테츠로는 마리코의 간청에 넘어가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철학이나 노하우를 하나둘 알려준다. 마리코는 쿠라하라 테츠로의 조언에 따라 이런저런 과제를 수행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남자는 여든이 넘어도 현역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다. 여자는 여든 아니라 '서른'만 넘어도 '계란 한 판' 소리를 들으며 일을 그만두고 집 안으로 물러나길 강요받는 풍조가 한국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든까지 현역 작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출판사로부터 연재 중단 선고를 받은 후에도 좌절하지 않고 직접 연재할 공간을 만들겠다고 나선 마리코 할머니가 눈부시게 멋지다.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모든 여성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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