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김용섭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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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성세대만을 의식하며 살았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도 기성세대라는 걸 깨닫고 나보다 젊은 세대를 의식하기 시작했다. 소위 말하는 Z세대다. 텍스트보다 동영상에 능숙한 세대. 네이버 검색보다 유튜브 구독이 친숙한 세대. 그들을 모르면 언제 나도 꼰대라고 불릴지 모를 일이다(벌써 그렇게 불리고 있을지도...).


나처럼 '요즘 애들'을 알고 싶거나 '요즘 어른들'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의 책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이다. 이 책은 요즘 애들 또는 요즘 어른들이 다른 세대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과 의문을 64가지로 정리해 답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베이비 부머 & 뉴 식스티'(1955~1964년생), 'X세대 & 영 포티'(1969~1979년생), '밀레니얼 세대'(1984~1999년생), 'Z세대'(2000~2019년생)를 주로 다룬다. '베이비 부머 & 뉴 식스티'는 한국 전쟁 후 태어나 한국의 경제 재건 시기의 주역으로 활동한 세대다. 전반적으로 보수안정적 성향이 강하며 자신들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했다는 자부심이 크다. 'X세대 & 영 포티'는 해외 문화와 소비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첫 세대이자 가장 왕성한 대중문화 소비 세대다. 이들이 40대가 되면서 기성세대 같은 중년이 아니라 청년에 가까운 40대로 진화했는데 그것이 '영포티'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소유보다는 경험과 공유에 가치를 둔다. 'Z세대'는 X세대의 자녀 세대로 디지털 환경에 능숙하고 텍스트보다 동영상에 능숙하다. ​ 이들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서로가 서로를 모르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 신입사원들은 왜 입사 1년 만에 사표를 쓰는 걸까? 베이비 부머 세대는 '요즘 애들은 끈기가 없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라고 말하며 혀를 끌끌 차지만, 밀레니얼 세대가 보기에는 기존의 조직 문화야말로 답이 없다. 밀레니얼 세대는 조직의 화합보다 개인의 행복을 중시한다. 불필요한 야근을 강요당하고, 부하의 공을 채가는 상사를 묵인하고, 조직의 단합을 위한답시고 새벽까지 술 마시고 주말에도 상사가 부르면 나가야 하는 문화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과거 세대는 힘들고 더러워도 참고 견디다 보면 언젠가 좋은 날 오겠지라는 심정으로 버텼지만, 요즘 세대는 과거 세대처럼 정년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평생직장을 기대하기도 어려우니 퇴사를 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밀레니얼 세대는 어른들 말대로 미래가 불안한 N포 세대이고 오늘만 사는 욜로족일까? 기성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를 보면서 취직도 못 하고 돈도 못 벌어서 미래가 없는 무능한 애들이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준말)'를 외치며 인생을 허비한다고 개탄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밀레니얼 세대가 탕진하는 돈은 그래봤자 인형뽑기나 동전노래방, 다이소에서 몇만 원 쓰는 게 전부다. 탕진하고 싶어도 탕진할 돈이 없다. 그에 비하면 기성세대는 노름해서, 유흥에 빠져서, 빚보증 서서, 사업 잘못 벌여서 엄청난 목돈을 날렸다. 온 식구를 힘들게 만들고 위험에 빠뜨렸다.


오늘날 기업들은 Z세대에 주목한다. Z세대는 아직 경제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나이는 아니지만, 부모인 X세대의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X세대는 과거 세대와 달리 권위적인 부모가 아닌 친구 같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한다. 자녀와 소통도 원활하다. 가족 전체가 소비하는 식품 및 음료, 가구, 가정용품, 여행 등의 지출에 자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자녀가 부모에게 "우리 집 라면은 농심 말고 오뚜기만 먹자.", "우리 집 자동차는 전기차로 사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면 그대로 따른다. 기업들은 이러한 특성을 포착해 Z세대와 X세대를 함께 공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있다.


베이비 부머 세대는 역사상 가장 활동적이고 소비 욕망이 충만한 60대다. 이들 중에는 꼰대도 많고 지는 해도 많지만, 시대적 변화에 맞게 진화한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이들을 '뉴 식스티(New sixty)'라고 명명한다. 이들이 젊은 시절을 보낸 1970년대는 정치적으로는 독재 시대였고, 경제적으로는 개발과 성장이 미덕이던 시대였다. 당시 이들은 정부 단속을 피해가며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즐겼다. 그랬던 이들이 나이가 들고 은퇴를 하면서 다시 멋을 부리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을 떠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이제까지의 노인 문화를 크게 바꾸고 한국 사회의 문화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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