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준비생의 런던 - 여행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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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부수지 않고도 미래를 만들어가는 나라, 영국에서 발견한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소개하는 책 <퇴사준비생의 런던>을 읽었다. 이 책은 <퇴사준비생의 도쿄>에 이은 '퇴사준비생의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도쿄와 서울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런던과 서울은 비슷한 점이 많지 않다. 소득 수준, 소비문화, 생활 방식 등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런던에서 잘 되는 아이템이나 매장을 찾아 그대로 서울에 적용했다가는 뜻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나오는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사례의 본질과 원리, 즉 어떤 배경에서 도달한 결론인지, 어떤 문제에서 출발한 해답인지를 분석하고 상상하며 그 과정을 이해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기존의 관점과 각도를 달리해 '재정의' 하거나,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가치를 '재발견' 하거나, 해오던 방식에 변화를 주어 '재구성' 하는 등의 접근으로 큰 성공을 거둔 아이템 또는 매장을 각각 여섯 개씩 소개한다.


런던 고서점 거리에 위치한 '골즈보로 북스'는 서점의 역할을 재정의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일반적으로 같은 책이라면 내용도 같고 가격도 동일하기 때문에 차별화를 하기가 어렵다. 요즘처럼 책이 흔한 시대에는 현재 가치보다 미래 가치가 현저히 낮다. 골즈보로 북스는 저자가 직접 서명한 초판만을 파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같은 책이라도 초판, 그것도 저자 사인본은 엄청난 희소성과 오리지널리티를 가진다. 또한 골즈보로 북스는 출판사와 협업해 골즈보로 북스에서만 판매하는 독점 에디션을 제작한다. 저자의 서명을 받을 초판을 선정한다는 것만으로도 일종의 큐레이션 효과가 생긴다.


'피터 해링턴'은 헌책의 가치를 재발견한 대표적인 사례다. 명품 브랜드 매장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하는 이 헌책방은 정가보다 싼 책은 단 한 권도 팔지 않는다. 피터 해링턴은 저명한 저자의 초판본이나 사인본, 희소성 있는 헌책들만 선별하여 판다. 대부분의 책이 몇 백, 몇 천만 원 선이고, 매장 한구석에 세워둔 유리 진열장 안에 있는 9권의 헌책 가격을 더하면 무려 1억 원이 넘는다(참고로 진열된 책은 <분노의 포도>, <밤비>, <위건 부두로 가는 길> 등이다). 이렇게 비싼 책을 누가 사나 싶지만, 피터 해링턴은 2015년 기준으로 2,000만 파운드(약 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헌책방 운영의 난점은 재고 부담과 공급 부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피터 해링턴은 '책 바인딩 서비스'라는 묘안을 냈다. 고객이 소장하고 있는 헌책을 맡기면 가죽 양장본으로 리커버 해주는 이 서비스는, 고객 입장에서는 소장하고 있는 헌 책을 더 가치있게 보관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피터 해링턴의 입장에서는 헌책을 사입하기 위해 가격 흥정이나 초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점이 있다. 이 밖에도 샐러드 가게, 헬스클럽, 레스토랑, 술집, 주방용품 매장, 영화관, 초콜릿 가게 등 다양한 업종과 분야의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자세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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