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 완벽의 덫에 걸린 여성들을 위한 용기 수업
레시마 소자니 지음, 이미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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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2010년에 열린 미국 국회의원 선거였다. 당시 서른셋의 전도 유망한 변호사였던 레시마 소지니는 일류 투자회사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했고, 좀 더 큰물에 뛰어들어 큰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바로 그때 18년째 공직에서 일하고 있던 여성 국회의원이 자리를 내놓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고, 저자는 그 자리가 자신의 자리라고 직감했다.


자신 있게 출마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경쟁자가 81퍼센트 득표를 기록한 데 반해 저자는 겨우 19퍼센트 득표로 박살이 났다. 처참하게 깨졌지만 놀라운 교훈을 얻었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다 떨어져도 인생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전까지 저자는 남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거나 실패를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줄 알았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열심히 공부했고 남들이 인정하는 명문대에 진학해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투자회사에 취업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해서가 아니라 남들 앞에서 창피 당하지 않기 위해, 손가락질 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과거의 저자처럼 많은 여성들이 자기가 잘하는 일만 파고들고, 자신 있는 일이나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좀처럼 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여성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생물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훈련받았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선생님으로부터 항상 조심해라, 주의해라, 얌전히 있어라, 몸가짐을 단정히 해라 같은 가르침을 받는다. 반면 남자아이들은 전혀 다른 가르침을 받고 자란다. 밖에 나가서 놀아라, 거칠게 뛰어놀아라, 누가 때리면 받아쳐라 같은 말을 듣는다.


교육의 결과가 다른 건 당연하다. 어릴 때부터 모험가, 도전가로 훈련받은 남자들은 누군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거나 명문대, 대기업에 지원서를 내거나 연봉 협상을 할 때 거침이 없다. 자격이 되지 않아도 일단 질러놓고 본다. 반면 어려서부터 요조숙녀, 규방 아씨처럼 살기를 기대받은 여자들은 부모를 실망시킬까 봐, 평판이 떨어질까 봐, 사회생활에서 외면받을까 봐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쓰며 완벽을 추구한다. 처음부터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고, 약간의 흠만 잡혀도 수치심을 느끼며 퇴장한다.


저자는 선거 운동을 하면서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수학과 과학 과목에 자신 없어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여성들이 이공계 진출을 기피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저자는 비영리 단체 '걸스 후 코드(Girls who code)'를 설립해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IT 분야 진출을 돕고 있다.


저자는 남들이 하지 말라는 것, 여자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일수록 기를 쓰고 달려보라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다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그런다고 죽는 건 아니다. 여자는 착해야 한다, 예뻐야 한다, 남자에게 순종해야 한다, 몇 살까지 결혼해 몇 살까지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말에 주눅들 지도, 흔들리지도 말라고 조언한다. 누군가 나에게 완벽을 강요한다면 그는 곧 나의 성장과 성공을 방해하는 적(敵)이다. 적의 포로가 되지 말고 적에게 맞서 싸워 이기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큰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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