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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모션을 다시 한번 2
카노우 리에 지음, 허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일본의 80년대 노래와 아이돌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는 만화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 2권이 국내에 정식 발행되었다.
주인공은 외모도 준수하고 운동 신경도 발군인 고교 1학년 남학생 오타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여자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아직까지 여자 친구가 없는 건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 때문이다. 그 비밀은 바로 오타키가 1980년대를 주름잡은 '우타히메(歌姬)' 나카모리 아키나의 광팬이자 80년대 아이돌, 게임, 장난감 등에 열광하는 '80년대 덕후'라는 사실이다.
어느 날 오타키에게 나카모리 아키나를 쏙 빼닮은 여신이 나타난다. 바로 오타키의 옆자리에 앉는 여학생 야쿠시마루. 학교에서는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며 하루 종일 책상 위에 엎드려 있지만 방과 후만 되면 80년대 아이돌 의상으로 갈아입고 80년대 아이돌 노래를 맹연습한다는 80년대 덕후 소녀다.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오타키는 생애 처음으로 대화가 통하는 친구를 만나 기뻐하고. 야쿠시마루도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오타키가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슬로모션을 다시 한번> 2권에는 <스마일 포 미>, <스튜어디스 이야기>, <세일러복을 벗기지 말아요>, <사랑해줘 나이트>, <슬로 부기로 부탁해>, <미 아모레>, ,장식이 아니야, 눈물은>, <DESIRE>, <물가의 멋쟁이 인어> 등 80년대를 수놓은 인기 가요와 영화 등이 언급된다. 나카모리 아키나, 카와이 나오코, 호리 치에미 등 80년대 인기 아이돌의 이름도 자주 나온다.
만화의 제목이기도 한 <슬로 모션>을 부른 나카모리 아키나의 히트곡도 두 번이나 언급된다. 우여곡절 끝에 야쿠시마루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오타키는 나카모리 아키나의 노래 <장식이 아니야, 눈물은>을 들으며 거리를 방황한다. 괴로워하는 오타키를 보다 못한 오타키의 어머니는 <DESIRE>를 부르는 아키나를 TV에서 보고 얼마나 충격받았는지 모른다며, 주변 평가에 꺾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한 아키나를 본받으라는 마음을 에둘러 전한다. 나카모리 아키나의 무대를 볼 때마다 새롭게 충격을 받는 나로서 참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다.

오타키와 야쿠시마루는 80년대 물건을 판매하는 가게에 들렀다가 같은 또래의 여학생 소노코를 만난다. 가게 주인의 손녀인 소노코는 오타키, 야쿠시마루와 마찬가지로 80년대 문화를 동경하는 80년대 덕후. <저녁노을 냥냥(유우야케 냥냥)>을 보면서 오냥코 클럽의 춤과 노래(<세일러복을 벗기지 말아요>)를 따라 하는 소노코를 보며 오타키와 야쿠시마루는 '동족'을 만났다는 생각에 기뻐한다.
2권 말미에 실린 3권 예고를 보니 오타키와 야쿠시마루의 러브라인을 방해하는 로커 타입의 남자가 등장할 모양이다. 이제 슬슬 일본의 80년대 남자 아이돌 문화도 소개해줬으면 했는데(히카루 겐지라든가 체커즈라든가) 아직은 아닌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