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 짓다 - 듣는 순간 갖고 싶게 만드는 브랜드 언어의 힘
민은정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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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에 걸쳐 열심히 읽었고 끝까지 손에서 내려놓기가 힘들었던 책. 티오피, 카누, 타라, 오피러스, 로체 등등 수많은 히트 브랜드를 탄생시킨 국내 최고 '브랜드 버벌리스트' 민은정의 책 <브랜드 ; 짓다>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직접 진행한 프로젝트 경험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클라이언트와 수차례에 걸쳐 미팅을 하며 최종적으로 브랜드 네임을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자세하게 나온다.


이 책을 쓴 민은정은 1994년 국내 한 브랜딩 전문 기업에서 버벌리스트로 첫발을 낸딛은 후 25년 동안 다양한 기업들과 5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수많은 히트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슬로건 'Passion, connected. 하나된 열정'과 대한민국 관광 브랜드 'Imagine Your Korea'를 비롯해 카누, 티오피, 오피러스, 로체, 알페온, 뮤지엄산, 리엔, 코나, 아난티, 자연은, 굿베이스 등 유명 브랜드의 네이밍이 전부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인기 커피 브랜드 '티오피(T.O.P)'는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을까. 네이밍을 의뢰한 동서식품은 신제품에 대해 '커피다운 커피'라는 사실을 강조했고, 저자 역시 신제품의 강한 첫맛, 부드러운 끝맛, 아련하게 남는 뒷맛을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짓고자 했다. 그 결과 음성학적 기준에 의해 강한 첫맛은 '티', 부드러운 끝은 '오', 여운이 남는 향은 '피'로 표현되는 '티오피'라는 이름을 떠올렸다. 세계에서 커피콩이 처음 발견된 지역인 에티오피아의 가운데 세글자가 '티오피'라는 것, 최고를 의미하는 영단어 'TOP'가 연상된다는 것도 이름의 상징성을 높였다.


'티오피'의 뒤를 이은 동서식품의 신제품 '카누'의 브랜드 네이밍 스토리도 흥미롭다. 저자는 '타 먹는 원두커피'라는 전례 없는 콘셉트를 알리려면 심플하고 임팩트 있는 이름, 새로운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혁신성이 있는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일반적인 커피가 아니다(No ordinary coffee)'의 줄임말인 '카노'가 눈에 띄었고, 이를 발전시켜 '새로운 커피, New Cafe'를 만들었고, 이를 줄여 '뉴카페', '카누'로 다듬었다. C를 K로 바꾼 것은 한국인들의 뇌에서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알파벳이 K, T, N, Y, Z라는 KAIST의 연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 밖에도 25년차 브랜드 버벌리스트의 경험과 통찰, 노하우가 녹아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 실려 있다. 누구나 다 아는 언어를 특별한 '이름'으로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일을 하는 브랜드 버벌리스트의 세계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마케터, 기획자, 홍보전문가 등은 물론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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