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클라스 : 고전.인류.사회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2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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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즐겨 보지는 않지만 JTBC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다.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학자와 명사들을 강연자로 초대해 지금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지식과 교양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무척 유익하고 신선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


<차이나는 클라스 - 질문 있습니다>의 강연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은 인기 강연을 모아 엮은 책 <차이나는 클라스 :고전, 인류, 사회> 편이 출간되었다. 먼저 출간된 <차이나는 클라스 : 국가, 법, 리더, 역사> 편에 이어 두 번째로 출간된 이 책은 JTBC 손석희 사장의 추천사와 JTBC 신예리 보도제작국장의 서문으로 시작한다.





이 책에는 고미숙, 김상근, 폴 김, 이정모, 이명현, 이진우, 전상진, 박미랑, 이나영 등 고전, 인류, 사회 분야를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강연자들의 강연이 실려 있다. 


고전 편에는 고전 평론가 고미숙, 연세대 신학대학 교수 김상근이 참여했고, 인류 편에는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 폴 김,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이정모, 세티(SETI) 연구소 한국 책임자 이명현이 참여했고, 사회 편에는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이진우,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전상진,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박미랑,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나영이 참여했다.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연암과 구암에게 길을 묻다'라는 제목으로 연암 박지원과 구암 허준의 생애를 소개한다. 나는 고미숙 선생님의 오랜 팬이자 독자인데, 고미숙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연암과 구암 이야기는 언제나 재미있고 흥미롭다. 괜찮은 가문과 뛰어난 문재(文才)를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벼슬길을 물리치고 자유롭게 살다간 연암의 생애는 현대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암 허준의 생애도 흥미롭다. 고미숙 선생님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의보감을 공부하기 시작한 '본투비 공부벌레'다. 고미숙 선생님에 따르면 동의보감은 그저 한방으로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의술서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다양한 군상과 우주의 삼라만상을 서술한 종합인문자연서이다. 언젠가 한 번은 동의보감을 정독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이정모는 '여섯 번째 대멸종은 진행 중'이라는 제목으로 자연의 역사를 배워야 하는 까닭을 설명한다. 과거에 지구에서 살았던 생명들이 왜 멸종했을까. 왜 3억 년 동안이나 바닷속을 지배했던 삼엽충이 멸종했을까. 인간의 삶과는 하등 상관없어 보이는 질문이지만, 이런 것들을 탐구하지 않으면 인류가 어떻게 더 지구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는지 답을 찾을 수 없다. 


세티(SETI) 연구소 한국 책임자 이명현은 우주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 많은 사람들이 진공 상태의 우주에 나가면 우리 몸이 터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터져서 죽기보다 얼어서 죽는다. 우주 공간에 나가면 온도가 영하 270도이기 때문에 얼어 죽을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단순히 학문적 지식이나 교양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질문들에 답하는 점이 좋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이진우는 '개인주의적으로 살아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개인이 없는 사회는 개인 혐오 사회와 마찬가지이다. 개인이 개성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개인에게 무리해서 집단적 사고를 강요하는 것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획일화된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의 진짜 위기는 무엇일까.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전상진은 '세대 전쟁'이라고 답한다. 세대 전쟁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정부 재원을 둘러싸고 세대 간에 다투는 것을 뜻한다. 양로원을 세울 것인가, 유치원을 세울 것인가를 두고 세대마다 다른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현재 한국 사회의 과제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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