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측 -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의 미래를 묻다
유발 하라리 외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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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 같은 세계적인 석학들은 다가오는 미래를 어떻게 예상할까. 일본의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을 비롯한 세계 석학 8인에게 인류 문명의 미래를 질문한 책 <초예측>에 그 답이 나온다.


첫 번째 답변자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등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이다. 유발 하라리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대다수 인간이 정치적, 경제적 가치를 잃은 '무용 계급(useless class)'으로 전락할 거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다. 그는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포퓰리즘의 부상 등이 국제적 차원에서 국가 간 협력이 이루어질 기회와 능력을 저해하며 위기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진단한다. 미중 전쟁에 관해서는,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압도하는 한 벌어질 가능성이 낮고, 현 인류에게 전쟁보다 더 큰 위협은 지구온난화라는 말도 덧붙인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할까. 그는 신종 전염병의 확산, 테러리즘의 만연, 타국으로의 이주 가속화 등이 국가 간 격차 심화를 야기하고, 이로 인해 앞으로 큰 문제들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그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구 감소를 큰 문제로 간주하지만, 미래의 큰 위기 중 하나가 자원 부족일 것을 감안하면 인구 감소는 환영할 일이라고 말한다. 한국, 일본 등 초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나라의 경우, 억지로 인구 증가 정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아직도 충분히 활용되고 있지 못한 여성, 노인, 이민자 등의 인력을 더 많이 활용할 것을 권하기도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세계 석학 8인 중 2인은 여성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헤이스팅스 로스쿨 교수 조앤 윌리엄스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트럼프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강력하게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 계급 남성들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은 말이 '노동자' 계급이지, 실질적으로는 가구당 연봉이 7만 5000달러(약 8400만 원)를 넘고 전체 미국인의 53퍼센트에 달하는 전형적인 중산층이다. 이들은 미국 민주당이 젠더와 인종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이에 대항해 스스로를 계급화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보장해줄 수 있는 '백인 남성'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프린스턴 대학교 명예 교수이자 미국 최고의 인종사 전문가로 꼽히는 넬 페인터의 인터뷰도 요지는 비슷하다. 페인터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트럼프 역시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트럼프 대통령 전에 백인들은 인종 정체성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서 백인들 사이에 자신들이 차별받고 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차별 의식, 피해 의식이 형성되었고, 그 결과 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여전히 수많은 흑인과 여성, 이민자 집단이 차별받고 있고 마땅히 받아야 할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도, 기득권층인 백인 남성 집단이 스스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더욱 강하게 뭉치면서 사회 분열과 계급 간 격차가 급속히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 밖에도 진화생물학, 물리학, 역사학, 경제학, 정치학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간다. 인터뷰 형식이라서 읽기가 한결 수월하고, 인공지능, 테러리즘, 미중 전쟁, 포퓰리즘 등 오늘날의 시사 이슈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서 흥미롭고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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