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40일 - 손으로 쓰고 그린
밥장 지음 / 시루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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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허영만 화백 일행과 함께 호주 대륙을 일주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제까지 스페인, 그리스, 에스토니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태국, 아르헨티나 등을 다녀온 소문난 여행 마니아지만 이번 여행은 출발하기 전부터 불안했다. 그도 그럴 게 40대인 저자가 이 여행의 '막내'였기 때문이다. 


허영만 화백을 비롯한 '인생 선배'들을 수발하느라 정작 여행은 제대로 못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현실이 되었고, 선배들 몫까지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등등을 하느라 여행을 즐기기는커녕 본업인 그림도 못 그려서 힘들어하는 저자의 모습은 시집살이로 등골 빠지는 며느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이래서 내가 단체 여행을 안 간다...).


호주에서 뭘 보고 어떻게 놀지를 궁리하는 게 아니라, 오늘은 뭘 먹고 어떻게 요리를 할지를 궁리하는 저자의 모습은 저녁 반찬 고민하는 우리 엄마의 모습... 참다못한 저자가 노동 쟁의(?)를 벌이고, 그 결과 막내가 전담하다시피 했던 일들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눈물겹다 못해 감동적이기까지 하다(그래도 여행은 혼자 하는 게 최고라고.). 


이렇게 저자를 부려먹은(!) 허영만 화백 일행이 따로 남긴 여행기가 있나 궁금해 찾아보니 <호주 캠퍼밴 40일>이 출간되어 있다. 이것도 조만간 읽어봐야지.


밥장 특유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일러스트로 기록한 40일간의 여정은, 때로는 그림이 글이나 사진보다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감동을 전달하는 데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언제 봐도 부러운 솜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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