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통일사전 - 통일 세대를 위한 남북한 언어 탐구생활
글씸(U&J) 지음, 이명선 그림, 강경민 감수 / 대원키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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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구상에 우리나라 말고 우리말을 사용하는 나라가 또 있다는 것.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작년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의 두 정상들이 통역 없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여실히 느꼈다. 남한과 북한은 같은 말을 사용하는 같은 민족이라는 것. 언젠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대원키즈에서 만든 <우리말 통일 사전>은 통일 세대를 위한 남북한 단어 사전이다. 한국의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북한의 <조선말 대사전>,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근거하여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남북한 단어들을 주제별로 소개하고 있다. 각각의 단어에 대한 설명과 관련 대화, 그림 등을 통해 북한과 북한 친구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고, 재미있게 공부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옷, 음식, 신체/질병, 운동/문화, 표현하는 말, 시간/장소, 기구, 학교생활, 가족/역할, 은어, 수학 용어, IT 용어 등 다방면의 단어를 총망라한다. 남한은 표준어, 북한은 문화어를 기준으로 했다. 남한의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북한이 쓰는 문화어는 '노동계급이 생각하고 느끼는 수준에 맞게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아름답게 가꾸어진 언어'로 정의된다. 남한의 표준어는 낮은 억양과 부드럽게 말하는 어조를 특징으로 하고, 북한의 문화어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떨어지는 억양과 끊어 말하는 어조를 특징으로 한다. 이 같은 언어적 특성 때문에 북한말은 남한말에 비해 명확하지만 강하고 드센 인상을 주기도 한다. 남한에서는 대체로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외래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쓴다.


제2장 <음식> 편에는 도넛(가락지빵), 분유(가루젖), 카스텔라(설기과자, 설기빵), 어묵(물고기떡, 고기떡), 누룽지(가마치) 등의 표현이 나와 있다. 어린 시절 북한에서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 주스를 '과일단물'이라고 부른다는 말을 듣고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는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북한어 외에 더 많은 표현이 실려 있어서 흥미로웠다.


제4장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운동 경기를 비롯해 문화계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이 실려 있다. 수영, 체조, 배구, 농구는 물론, 한국인들이 열광하는 축구 용어의 북한어 표현도 나온다. 오프사이드는 '공격어김', 핸들링은 '손다치기', 프리 킥은 '벌차기', 페널티 킥은 '11메터벌차기'라고 한다는데, 처음에 들으면 낯설고 어색하지만 자꾸 들으니 우리말 표현이라서 이해하기 쉽고 정겹기까지 하다.


제11장 <수학 용어>에는 빼기(덜기), 공집합(반모임), 밴다이어그램(모임그림), 정삼각형(바른삼각형) 등의 표현이 나온다. 어려운 한자 표현이나 영어 단어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로잡은 것이 눈에 띈다. 제12장 <IT 용어>에는 컴퓨터(콤퓨터), 노트북(노트형콤퓨터), 모니터(영상표지말단, 감시기), 키보드(자모건, 콤퓨터 건반) 등의 표현이 나온다. 컴퓨터가 '콤퓨터'인 걸 보니 아무래도 컴퓨터는 대체할 우리말을 찾기가 어려웠나 보다. 


이 밖에도 다양한 남북한 단어들이 쉽고 재미있게 설명되어 있다. 북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은 워낙 낯설고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기 때문에, 이 책은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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