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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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인간의 뇌는 영유아기에 완성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학자들은 10대의 뇌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10대들이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것은 호르몬 과잉과 불균형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일정 부분은 뇌의 발달과도 지대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속속들이 입증되고 있다. ​ 


<10대의 뇌>를 쓴 프랜시스 젠슨은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 신경학과 교수이자 두 아들을 키워낸 어머니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혼 후 혼자 몸으로 두 아들을 키우면서 인간의 뇌가 10대에도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몸소 경험했다. 그리고 이를 자신의 전공 분야인 신경학과 신경과학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이 책은 저자가 신경학자, 임상의, 연구자, 대중 연사, 그리고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접한 여러 사례를 활용해 청소년기의 뇌의 기능과 성장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 


10대의 뇌는 방금 출고된 페라리 자동차와 비슷하다. 당장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을 만큼 힘이 넘치지만, 정확히 어디로 달려갈지는 모르는 상태다. 10대의 뇌는 뇌 영역들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이 구축되고, 수많은 화학물질, 특히 뇌의 '전령사'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이 밀려든다. 덕분에 뇌의 유연성과 성장으로 놀라운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능력이 커져서 학업은 물론 운동, 음악, 미술, 연기, 인간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반대로 활력이 너무 커서 이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스트레스나 비행, 음주, 약물 등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 


저자는 10대 청소년들이 흔히 보이는 성격이나 행동 특징이 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10대들이 부모의 경고나 훈계를 무시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그들이 부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거나 무시해서가 아니라 이마엽의 미래계획기억 능력이 아직 덜 발달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래에 특정 행동을 수행하겠다는 의도를 마음속에 유지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이마엽 바로 뒤쪽에 위치한 마루엽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활동, 이른바 다중작업(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또한 10대의 뇌에서 늦게 성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면서 공부할 수 있다는 10대의 말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 ​ 


10대의 뇌를 이해하는 것은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10대 청소년의 학업 성취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아들들이 말썽을 피우거나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화를 내거나 타이르는 대신 '10대의 뇌는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상기했다. 10대의 뇌는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기 힘들다. 10대의 뇌는 성인보다 충동적이고 성인만큼 분노를 잘 조절하지 못한다. 그러니 조언이나 훈계를 할 때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지 말고 한 번만 하는 것이 좋다. 말보다는 글로 써서 자주 상기하게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 


학업 성진이 부진할 때에는 여러 과목을 동시에 공부하지 말고 한 과목씩 천천히 차분하게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게 도와줬다. 학업만을 강조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자신의 진짜 적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와 대학교 입학 전에 갭이어(gap year)를 가지는 것을 권한다. 뇌의 발달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 여행, 봉사활동, 취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 뇌의 기능이 크게 발전할 뿐만 아니라 지적, 정서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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