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리더십 경영
윤형돈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조선 리더십 경영>은 조선 시대를 수놓은 리더들의 사례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리더십과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윤형돈은 다섯 살 때 도서관에서 처음 책을 접한 뒤 지금까지 각종 한국사, 세계사 책을 섭렵해 왔으며, 현재는 역사를 활용한 교육 컨설팅과 역사 리더십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된다. 제1부 '처세의 진짜 기술'에서는 중종과 조광조, 김종서, 세조의 리더십을 살펴보고, 제2부 '신념을 지키는 리더'에서는 김육, 이순신의 리더십을 분석하며, 제3부 '명분, 실리를 모두 갖춘 리더십'에서는 선조, 태종, 홍국영의 리더십을 되짚고, 제4부 '미래 리더십의 자격'에서는 세종, 영조와 박문수의 리더십을 확인한다. 단순히 해당 인물의 생애와 업적, 리더십 특징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과 배울 점, 배우지 않아야 할 점을 두루두루 분석한 것이 돋보인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리더를 조사하면 언제나 1,2위를 차지하는 이순신과 세종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어떨까. 먼저 이순신에 대해 저자는 '가짜 리더들에게 시달린 진짜 리더'라고 평한다. 이순신이 모시는 리더였던 선조는 전형적인 가짜 리더였다. 공자는 <논어> '요왈편'에 피해야 할 네 가지 상급자를 다음과 같이 논했다. 첫째, 가르쳐주지 않고서 일이 잘못되면 가혹하게 처벌하는 상급자. 둘째, 주의해야 할 점을 미리 알려주지 않고, 일이 잘못되면 책임만 묻는 상급자. 셋째, 공은 상사의 것으로 돌리고 잘못은 부하에게 뒤집어 씌우는 상급자. 넷째, 마땅히 주어야 할 것을 주면서도 아부를 해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상급자. 불행하게도 선조는 이 네 가지 유형에 모두 해당하는 가짜 리더였다. 


저자는 이순신이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수많은 한국인들이 이순신처럼 가짜 리더에게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이제까지 이 나라에는 진짜 리더보다 가짜 리더가 더 많았다. 정직하고 올바르게 살면 가짜 리더에게 찍혀서 고생하고, 비굴하고 무책임하게 살면 가짜 리더의 눈에 들어 성공의 길이 열렸다. 저자는 예전같이 한 직장에서 정년을 채우는 시대에는 가짜 리더로 살아가는 것이 나았겠지만, 요즘처럼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너지고 살면서 직업이 여러 번 바뀌는 시대에는 진짜 리더로 사는 편이 낫다고 설명한다. 가짜 리더는 조직에서 타이틀이 있을 때만 힘을 쓸 수 있다. 조직도 없고 타이틀도 사라지면 승부에서 이기는 건 무조건 진짜 리더다. 


저자는 세종에 대해 모든 사람의 귀감이 될 만한 '동반자적 리더'의 전형이라고 평한다. 세종은 집현전을 통해 국가 최고의 인재들과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뛰어난 인재가 있으면 신분을 가리지 않고 등용했고, 과감히 의견을 수용했다. 외교, 국방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 신숙주, 사육신으로 유명한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등의 신하들이 세종에 의해 등용되어 조정에서 뜻을 펼쳤다. 세종은 국정 외에도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개방적인 성품은 현대의 리더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 중 하나다. 과거에는 사회 발전 속도가 더뎠지만 최근에는 하루가 다르게 사회가 바뀌고 있다. 이럴 때는 리더가 자기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저자는 이 밖에도 조선 시대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왕과 신하들의 리더십 사례를 소개하며 오늘날 독자들이 어떤 리더를 따르고 어떻게 스스로 리더십을 키워야 하는지 알려준다. 역사 속 인물을 리더십의 차원에서 분석한 점이 흥미롭고, 역사와 경영을 동시에 공부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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