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아트 컬렉터 - 저 같은 직장인도 미술품을 모을 수 있을까요
김정환 지음 / 이레미디어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술품 컬렉팅은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줄 알았다. 증권 애널리스트이자 아트 컬렉터인 김정환의 책 <샐러리맨 아트 컬렉터>에 따르면 지극히 평범한 샐러리맨도 약간의 관심과 열정만 있으면 남부럽지 않은 아트 컬렉터가 될 수 있다. 저자가 산증인이다. 1994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5년 이상 애널리스트로 일해온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미술품 컬렉팅을 시작해 화가, 서예가, 서예 평론가, 전시 기획자 등으로 활동하며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처럼 '두 얼굴의 인간'으로 살고 있다. 


저자도 한때는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자기만의 미술품 컬렉션을 가질 수 있는 줄 알았다. 미술대학 진학을 희망했지만 집안의 극심한 반대로 경영학을 전공하고 증권사에 취직한 저자는 틈날 때마다 미술 전시장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옥션으로 기업 탐방을 가게 되었고, 인터뷰에 응해준 전무의 방에서 소호 김응원의 작품 한 점을 보게 되었다. 그 또한 미술에 남다른 관심이 있어서 월급의 일정 부분으로 미술품 수집을 하고 있다는 얘길 듣고 저자는 생각했다. '미술품 컬렉션이 그리 어려운 것만은 아니구나.' 그때부터 저자는 미술품 컬렉션을 시작하게 되었고, 동료와 선후배들이 경영 대학원에 진학할 때 홀로 미술대학원에 진학해 제2의 인생을 준비했다. 


이 책에는 미술품을 수집하기 위한 기초적인 내용과 미술 시장의 흐름, 작품의 구입 배경, 수집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가 10여 년 동안 수집한 작품들은 대부분 100만 원 내외이고, 대체로 판화나 드로잉 작품이다. 10호 이내의 것들만 약 100여 점 된다. 평범한 흙수저도 미술품 컬렉터가 될 수 있지만 돈 많은 금수저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저자는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옷도 거의 사지 않는다. 입사할 때 받은 피복 구매권으로 구입한 겨울철 외투를 25년째 입고 있다. 그 흔한 골프도 치지 않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로서 쌓은 전문적인 식견을 바탕으로 미술품을 언제 사고 언제 팔면 좋은지 구체적인 조언을 던지기도 한다. 미술 시장은 주식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팔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 때 사는 게 좋고,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 때 파는 게 좋다. 그렇다고 미술 시장을 주식 시장과 같은 논리로 접근하면 곤란하다. 미술품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재정적 가치만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즐거움, 감상의 기쁨 등을 포함한다. 저자는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기 위한 목적으로 미술품을 수집한다. 오로지 돈 때문에 미술품 컬렉팅에 관심을 가졌던 독자라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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