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 소설은 어떻게 쓰여지는가
정유정.지승호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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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등을 쓴 작가 정유정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정유정은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작가로서 글 쓰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정유정은 어려서부터 글을 곧잘 썼고 소설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간호학과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고, 졸업 후에는 생계를 위해 간호사가 되었다. 간호사로 5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9년 넘게 일하며 한 집안의 가장으로 이십 대를 다 보낸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돌입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6년 동안 습작을 했고, 11번이나 공모전에 떨어졌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에 당선되며 등단에 성공했지만 청소년 문학 작가로 규정 당하는 게 싫었다. 그래서 다시 공모전에 도전했고, <내 심장을 쏴라>로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이어서 소개되는 정유정의 창작 기술은 더욱 흥미롭다. 정유정은 빠르면 한 달, 길어도 석 달 안에 초고를 완성한다. 빠르게 초고를 '해치우는' 이유는 어차피 90프로를 버릴 원고이기 때문이다. 정유정은 초고를 쓰면서 일단 이야기의 얼개부터 만든 다음 세부 내용을 다듬는 방식으로 글을 쓴다. 이 과정에서 전문 분야의 책을 수십 권 탐독하기도 하고, 해당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긴 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소설의 배경이 될 만한 장소를 섭외에 수차례 방문하기도 한다. 빠르면 한 달, 길어도 석 달 안에 쓴 초고를 몇 년에 걸쳐 수정하고 보완하니 초고와 완성작이 90프로 이상 다를 만도 하다. 


퇴고를 할 때는 표절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초고는 작가가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을 쓴 것이기 때문에 영감이라기보다는 의식 표면에 깔린 이야기이며, 이는 대개 어디서 읽었거나 봤거나 들었을 공산이 크다. 이 밖에도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글을 쓰는지,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고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등등 정유정 작가를 아끼는 독자라면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인터뷰 형식이라서 잘 읽히고, 정유정 작가와 지승호 작가의 사적 친분이 드러나는 대목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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