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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 ㅣ 네버랜드 클래식 11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지음, 타샤 투더 그림,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비밀의 화원>이라는 소설 자체는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소공녀>나 <작은 아씨들>같은 일군의 명작 동화들과 비슷할 거라고 지레 짐작하고 읽지 않았다. 그러다 몇 달 전 예스24 팟캐스트 '책읽아웃'에서 김하나 작가님이 이 책을 폭풍 칭찬하시는 걸 듣고 얼른 구입해 읽었다. 소설 자체도 좋지만 공경희 번역가님의 사투리 번역이 일품이라는 말씀에 혹했는데 직접 읽어보니 역시 그랬다. 번역이 끝내준다.
주인공 메리는 성격도 나쁘고 외모도 볼품없는 여자 아이다. 인도에 부임한 영국 정부 고관인 아버지는 일 때문에 늘 바쁘고, 미인인 어머니는 파티를 즐기느라 메리를 돌볼 시간이 없다. 메리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채 하인들을 부리며 버르장머리 없는 아가씨로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사망하고 메리는 돌연 고아가 된다. 인도를 떠나 영국 요크셔에 있는 고모부 집으로 온 메리는 이곳에서도 외톨이가 된다. 고모부가 주인인 미셀스와이트 장원에서 메리 또래의 여자아이라고는 요크셔 사투리를 쓰는 하녀 마사뿐이다. 마사는 수다스럽고 성격이 시원시원한 아이다. 메리는 저택 주위에 펼쳐져 있는 황무지가 얼마나 근사하고 매력적인 놀이터인지 마사를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된다.
메리는 또한 저택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돌아가신 고모가 생전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비밀의 화원'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하인들 몰래 비밀의 화원에 들어가는 열쇠를 손에 넣은 메리는 마사의 남동생 디콘과 함께 이곳을 꾸민다. 그러던 어느 날, 저택에서 이상한 울음소리를 들은 메리는 하인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 울음소리의 정체를 캐낸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방 안에는 메리 또래의 소년 콜린이 있었다. 메리는 고모부의 아들이자 메리에게는 사촌인 콜린이 아버지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어 있는 걸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메리는 마사와 디콘이 자신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것처럼, 자신 또한 콜린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일상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기로 결심한다.
이 책이 전하는 교훈은 단순하다. 매일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지 않으면 병이 난다. 이 책을 어릴 때 읽었다면 이게 얼마나 중요한 교훈인지 몰랐을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은 어릴 때와는 다르게 땀이 나게 놀 일도 없고, 허기를 채우려고 먹을 일도 없고, 내일을 기대하며 정신없이 잠들 일도 없다. 그러니 날이 갈수록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플 수밖에. 지금의 나도 메리와 마사, 디콘과 콜린처럼 단순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부디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