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직업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6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떻게 하면 나에게 딱 맞는 직업을 찾을 수 있을까. 어쩌면 '내 직업, 내 일을 사랑한다'는 생각 자체가 부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에서 출간한 책 <인생 직업>에 따르면 그렇다. 이 책에 따르면 오랫동안 인류는 그저 먹고살기 위해 일을 했다. 밭을 갈고, 가축을 기르고, 광산을 파고, 물고기를 잡는 일을 사랑한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베네치아의 예술가 타치아노(1485~1576)는 돈과 만족을 모두 추구한 선구자들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타치아노는 일을 하면서 창조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즐겁게 그린 그림을 가장 높은 값에 파는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타치아노는 직업이 좋아하는 일인 동시에 쏠쏠한 수입원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직업이 개인의 물질적 욕구와 자아실현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는 생각은 오늘날 지배적인 생각으로 자리 잡았다. 사랑과 결혼이 별개가 아니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생각이 근대에 들어서야 자리 잡은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돈벌이 이상의 직업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는 총 다섯 장에 걸쳐 직업을 대하는 자세, 천직을 찾기 어려운 이유, 내게 즐거운 직업 찾기, 올바른 직업 선택의 장애물, 직업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주는 조언 등이 담겨 있다. 인상적이었던 조언은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알고 싶다면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가능한 한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사가 되고 싶다면,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즐거운 건지,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이 좋은 건지, 정년과 연금이 보장되는 직업을 가지고 싶은 건지 등등 구체적인 이유를 떠올려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즐겁다면 교사뿐 아니라 작가, 방송인, 언론인 등의 직업을 가질 수도 있고, 아이들을 상대하는 일이 좋다면 교사 외에도 아동, 청소년 상담사 등 다른 진로를 모색해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각각의 내용을 재확인할 수 있는 '연습 문제'도 다수 실려 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부모의 반대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 사회적 여건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것들을 생각해보자. 내가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내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얼마나 중요할까?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것이 내 가족이나 친구에게는 얼마나 중대한 일일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대가로 사랑하는 사람을 화나게 할 수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를 실망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 가장 큰 이득을 얻는 건 나 자신,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도 나 자신이다. 인생 직업을 찾는 것은 결국 내 인생을 내가 주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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