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1
이토 준지 지음, 오경화 옮김, 다자이 오사무 원작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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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대표하는 호러 만화가 이토 준지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실격>을 재해석한 만화 <인간실격> 제1권이 출간되었다. <인간실격> 하면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지나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한데, 이토 준지 특유의 괴기스러운 그림체로 <인간실격>을 다시 '읽으니' 따뜻한 실내에서도 한기가 느껴질 만큼 오싹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바 요조. 일본 동북 지방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요조는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집안의 하인들에게 수차례 겁탈을 당하는 등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낸다. 요조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과 어울리기 위해 스스로 '익살꾼'을 자처하며 광대짓을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요조는 누군가가 자신의 어둡고 나약한 내면을 알아주길 바라면서도, 정작 누군가가 자신의 어둡고 나약한 내면을 알아챈 듯한 느낌이 들면 도망치는 분열적인 행태를 보인다. 결국 요조는 그런 식으로 아무와도 바람직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성장하고 도쿄로 떠난다. 


이토 준지의 <인간실격> 제1권에는 요조의 어린 시절부터 상경 후 츠네코와 동반 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시기까지의 일화들이 그려진다. 다자이 오사무의 원작 소설을 읽을 때에도 연이어 일어나는 사건들이 워낙 충격적이고 그에 대한 요조의 태도와 심정도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토 준지가 재해석한 <인간실격> 역시 충격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이 많고 공감보다는 혐오 내지는 역겨움을 불러일으키는 묘사 일색이라서 결과적으로 '잘된' 재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실격>을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체험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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