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F 지음, 송아람 그림, 이홍이 옮김 / 놀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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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직후 아마존 재팬 에세이 분야 1위에 오르고 전국 서점에서 품귀 현상을 일으킨 화제의 책이다. 저자 에프(F)는 이름도, 성별도, 나이도 밝혀지지 않은 익명의 작가인데, 우타다 히카루의 데뷔곡 <Automatic>을 들으면 초등학생 때 학원 끝나고 집에 가던 버스 안에서 보았던 풍경이 떠오른다는 걸 보면(참고로 <Automatic>은 1998년에 발매되었다) 나와 비슷한 또래이거나 나보다 조금 어리지 않을까 싶다. 


에프의 첫 책인 이 책은 사랑, 연애, 섹스, 인간관계, 외로움 등을 주제로 쓴 65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글 중간중간에 송아람 작가의 일러스트 만화가 함께 실려 있다. 남이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쓴 글을 읽을 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설렁설렁 읽기 좋은 글이 대부분인데, 이따금 눈길이 오래 머무는 문장이 있다. 이를테면 "멋있으니까 좋아진 거다. 하지만 멋있지 않은 면도 사랑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동경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라든가, "자기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은 거울을 보려 하지 않는다. 운명의 상대를 찾는 사람은, 자신도 상대방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 라든가, "좋은 여자란 곁에 있으면 좋은 여자고, 결국 있어도 없어도 좋은 여자, 그리고 쉬운 여자, 다시 말해 뭘 해도 상관없는 여자가 된다."라든가. 


제목만 보고 사랑과 연애에 관한 글이 대부분일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관한 글이 많다. 인상적이었던 글 중에는 '사회인 일 년 차가 기억해두면 좋을 열 가지'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당신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사람은 당신이 무슨 일을 해도 마음에 안 들어 한다, 일이란 다음 의뢰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가 일이다, 바빠도 한가한 척을 하면 사람이 붙게 되어 있다, 야근이 많은 회사는 조만간 무너지게 되어 있으며 당신도 무너뜨릴 것이다, 주말에 무얼 할지는 수요일쯤에 정해두어야 한다 등의 조언을 읽으며 - 사회인 일 년 차를 훨씬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 가슴을 치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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