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이자와 주민센터 소식 3
야마시타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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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어스한 분위기의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는 일본의 만화가 야마시타 토모코의 <하나이자와 주민센터 소식>이 3권을 끝으로 완결되었다. 


2055년. 어떤 셸터 기술 개발 중 일어난 사고로 인해 유기체를 통과시키지 않는 투명 막으로 덮인 채 외부와 격리된 하나이자와 마을. 아무 데도 갈 수 없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다. 자살하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누가 나무에 목을 매고 죽어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 마을. 긴급한 수술을 받을 일이 생겨도 투명 막을 뚫고 들어갈 의사와 의료진이 없어서 잠자코 혼자서 병과 싸워야 하는 마을. 이런 마을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를 낳는다. 


노조미와 소이치로도 그중 하나다. 경계 너머로 서로를 보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당국의 지원을 받아 경계를 사이에 두고 집을 짓기로 한다. 집 한 채를 짓되, 침대와 식탁, 소파 등 두 사람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은 경계가 중간에 오도록 설계해 마치 경계가 없는 것처럼 생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집이 완성되고 동거를 시작한 두 사람은 생각보다 20배는 멋지다며 환호한다.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도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고, 같이 텔레비전을 보는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하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을 만질 수 없고 끌어안을 수 없는 고통은 생각보다 극심했다. 결국 노조미는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어째서 하나이자와 마을 주변에 투명 막이 생겼는지, 왜 하필이면 하나이자와 마을이어야 했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이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작가가 여기서 이야기를 마무리한 걸 보면 이 만화는 '왜'를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린 만화가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격리'로 대표되는 차별과 배제가 사람들의 생활을 얼마나 고통스럽고 피폐하게 만드는지, 정해진 공간에서 마음껏 꿈꾸고 행동할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사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비참한 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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