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과 잿빛의 세계 5
이리에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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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이야기와 황홀한 작화로 수많은 독자들을 매혹한 만화가 이리에 아키의 장편 만화 <란과 잿빛의 세계> 제5권이 출간되었다. 


제4권에서는 한 마리의 벌레가 미카도 오타로의 몸에 들어가 오타로의 피를 까맣게 물들이고 육신을 빼앗고 마음을 죽여서 마계와 인간계 사이에 놓여 있는 문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는 장면이 나왔다. 미카도 오타로는 어른일 때의 란의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한 미남 사업가로, 란은 아직 오타로가 마계의 문을 파괴하고 위험에 처해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상태다. 다만 대량의 벌레들이 마계를 뒤엎는 바람에 쫓겨나다시피 하여 인간계로 온 마법사들이 하이마치(일본어로 '잿빛의 거리'를 뜻한다)에 위치한 우루마 일가의 집에 머무르는 것을 보고 아연해 있을 뿐이다. 


갈 곳을 잃고 우루마 일가의 집에 머무르게 된 마법사 중에는 란을 미워하는 전학생 니오도 있다. 애들은 무조건 밤 9시에 취침해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씻지도 못하고 곤란해진 니오를 위해 란은 마법을 부려서 니오를 어른으로 만들어준다. "니오는 예뻐. 난 줄곧 니오랑 이런 식으로 놀아보고 싶었어."라고 말하며 천진하게 웃는 란과 달리, 가슴이 작다며 분개하는 니오 ㅋㅋㅋ 니오는 언제쯤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될 수 있을까. 란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리는 니오가 귀엽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란의 오빠 진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는 에피소드 '아사야마 다이치와 진, 강아지 시절'도 감동적이다. 다섯 살 때 생애 처음으로 개로 변신한 진은 네 발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그 길로 집을 나와 2년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2년 동안 진을 알뜰살뜰하게 보살펴 주었던 소년이 바로 다이치인데, 지금은 진이 그때 그 개(밥)라는 사실을 모른 채(진이 개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진과 절친한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다. 절친의 정체가 실은 어릴 때 키웠던 개라니.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이리에 아키의 만화는 읽으면 읽을수록 놀랍고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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