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 분의 1 - 이정모의 자연사 이야기
이정모 지음 / 나무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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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 분의 1>은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기로 유명한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쓴 교양 수준의 과학 에세이다. 저자의 전작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 좋았기에 망설이지 않고 <250만 분의 1>도 구입했다.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 저자의 신변잡기에 관한 서술 비중이 높았다면, <250만 분의 1>은 (책의 목적인) 자연사에 관한 설명 비중이 훨씬 높고, 자연사 중에서도 공룡이 활약한 중생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과학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과알못'인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이야기가 무척 많았다. 거대한 중생대 파충류 엘라스모사우루스를 둘러싸고 19세기 과학자 에드워드 드링커 코프와 오스니얼 찰스 머시가 벌인 '추잡한' 경쟁을 벌였다는 것도, '쥬라기 공원'은 '쥐라기 공원'이라고 쓰는 것이 외래어 표기법상 맞다는 것도, 새가 공룡의 후손이 아니라 새 자체가 공룡이라는 것도, 닭으로 공룡을 만드는 실험이 가능하다는 것도, 낙타의 고향이 북아메리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곤충의 날개 덕분에 척추동물의 귀가 진화했고, 25억 년 전 바다에 산소 농도가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나며 발생한 탄산칼슘으로 인해 지구상 처음으로 삼엽충에 눈이 생기고 입이 생겼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백악기의 백악(白堊)이 분필의 원료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하루살이 수컷은 암컷을 찾는 데 짧은 삶을 온전히 투자하기 위해 먹는 것을 포기해 입이 없다. 펭귄 수컷은 다수의 암컷으로부터 구애를 받으며, 암컷의 투쟁으로 선택받은 수컷은 겨울에 새끼를 위해서 몇 달씩 굶고 수백 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을 오간다. 해마 수컷은 임신을 하고 출산까지 하는 지구상 유일한 수컷 동물이다. 해마 수컷은 육아주머니 안에서 알을 부화시켜서 새끼를 출산한다. 모든 젖먹이 동물이 월경을 하는 것은 아니며, 소나 말, 돼지 등은 배아가 단지 자궁벽의 표면에 붙는 정도라서 모체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인간의 배아는 자궁내막을 파헤치고 깊이 들어가서 엄마의 혈액으로 목욕을 할 정도이기 때문에 모체에 주는 영향이 크다. 이 밖에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해 읽는 내내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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