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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학사 1
이리에 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9월
평점 :

<란과 잿빛의 세계>, <북북서로 구름과 함께 가라> 등으로 국내에서도 다수의 마니아 팬을 거느리고 있는 만화가 이리에 아키의 첫 연재작 <군청학사>가 대원씨아이에서 재출간되었다.
<군청학사> 제1권에는 열 편의 만화가 실려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남자아이가 옆자리에 앉은 아이의 몸에 달린 긴 꼬리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계의 창', 서로에게 호감이 있지만 자존심 때문에 먼저 고백하지 못하는 두 남녀 고등학생의 이야기를 그린 '포로 공주',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 남자아이들의 깜찍한 일화를 담은 '선생님, 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꽃과 기사', '핑크 초콜릿', '숲으로', '알베르티나' 등 이리에 아키 특유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이야기가 연이어 나온다.
책에 실린 단편 중에 가장 길이가 긴 '하얀 불'은 상편과 중편, 하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여자 고등학생 이치조와 학교 최고의 불량아 시즈마는 사실 몰래 사귀고 있는 사이다. 이치조는 번번이 시즈마에게 돈을 빌리고, 시즈마는 이치조가 그 돈을 어디에 쓰는지 알고 싶어 하지만 이치조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책에 실린 다른 단편들이나 <란과 잿빛의 세계>, <북북서로 구름과 함께 가라> 등과 달리 판타지 요소가 전혀 없는 현실적인 작품인데, 나는 이 작품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이런 분위기의 비애 섞인 로맨스를, 이리에 아키의 그림체로 종종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