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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만큼 가까이>는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만한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은 일산 신도시가 완성되기 직전의 파주. '나'와 송이, 수미, 민웅, 찬겸은 군부대의 총성이 들리는 파주 외곽에서 일산에 있는 고등학교까지 같은 버스를 타고 등하교 하는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이들 앞에 외국에서 살다가 파주로 온 주연, 주완 남매가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이 소설에서 힌트를 얻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한 시절의 풍경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요즘처럼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틈만 나면 친구들과 떼 지어 영화를 보러 다니고 손편지로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를 나누던 시절. 음악을 듣고 싶은 욕구는 강한데 음반을 살 만큼 용돈이 넉넉하진 않아서, 친구들의 음반을 있는 대로 MD나 MP3에 녹음해 다녔던 시절의 이야기가, 작가보다 두 살 어린 나에게도 무척이나 친근하고 정겹게 느껴졌다.
한 작가가 쓴 작품을 연이어 읽다 보면 어떤 작품이 더 좋고 어떤 작품이 덜 좋다는 식의 구분이 지어지기 마련인데, 정세랑 작가가 쓴 작품은 그게 안 된다. 이제까지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이만큼 가까이> 이렇게 세 작품을 읽었는데 세 작품이 각자 좋고 전부 좋다. 우정과 사랑, 젊음과 나이 듦, 과거와 현재, 성장과 성숙의 정서가 이 작품 안에 다 담겨 있다. 영화 또는 드라마로 제작되어도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예쁘고 잘생긴 하이틴 스타나 아이돌 배우를 캐스팅하면 좋을 듯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