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듀어 - 몸에서 마음까지, 인간의 한계를 깨는 위대한 질문
알렉스 허친슨 지음, 서유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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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영국의 로저 배니스터가 역사상 최초로 1마일을 4분 이내에 주파했다. 그전까지 1마일을 4분 이내에 주파하는 건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겨졌다. 로저 배니스터의 성공 이후 1년도 안 되어 37명의 선수들이 배니스터와 같은 일을 해냈다. 그리고 이후 몇 년에 걸쳐 300명이 넘는 주자들이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했다.


<인듀어>의 저자 알렉스 허친슨 역시 1마일을 3분 44초 만에 주파한 적이 있다. 그는 이 기록으로 캐나다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었고, 1500m 달리기, 크로스컨트리, 로드 레이싱 사이클, 산악마라톤 분야에서 활약했다. 그는 현재 달리기 선수 출신의 물리학 박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살려 운동 기록과 스포츠과학에 관한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과학자와 운동선수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천착한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이 인간의 한계를 결정하는가?" 


로저 배니스터가 1마일을 4분 이내에 주파한 이후 수많은 학자들이 지구력의 생리학적 측면과 심리학적 측면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연구했다. 이들은 배니스터가 지금껏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도전에 성공한 순간, 수많은 운동선수들의 잠재력을 가로막고 있던 정신적 장애물이 사라졌고 덕분에 더 좋은 기록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졌다는 것을 밝혀냈다. 저자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로저 배니스터 같은 신기록 보유자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는지 연구했다. 바로 그만두고 싶은 충동과 계속해서 싸우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 즉 인내(endurance, endure의 명사형)다. 


저자는 먼저 인간을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과 작동 원리를 설명한다. 운동선수의 인내를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통증, 근육, 산소, 더위, 갈증, 연료 등이 있다.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나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나 도중에 통증을 느끼고 더위나 갈증 등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다. 똑같이 힘들고 아픈데 누구는 끝까지 버티고 누구는 끝까지 버티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저자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운동선수들의 사례 외에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려는 등반가, 더 깊은 바닷속으로 더 오래 내려가려는 프리다이버, 차량 밑에 깔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사람 등의 사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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