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 당신의 가치를 빛나게 할 능력 어필의 기술
잭 내셔 지음, 안인희 옮김 / 갤리온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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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1,000명이 오가는 지하철역에서 연주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워싱턴포스트> 지 기자 진 바인가르텐은 이 실험을 실제로 해보았다. 참가한 연주자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바이올리니스트인 조슈아 벨. 그의 연주회는 100달러가 넘는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가 어느 겨울 아침 출근 시간에 뉴욕 지하철역에 나타나 명품 바이올린을 꺼내 연주를 시작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놀랍게도 그의 연주에 귀 기울인 사람은 일곱 명에 불과했다. 환호하며 손뼉을 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옥스퍼드대학교 출신 뮌헨 비즈니스 스쿨 교수인 잭 내셔는 이 책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에서 결국 사람들은 능력 그 자체를 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능력'을 보고 평가한다고 설명한다. 능력은 결코 그 자체로 빛을 발하지 않는다. 어쩌면 당신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인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능력을 보다 많은 사람이 정확하게 알아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면 당신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역으로 이는 당신이 능력을 드러내는 기술을 의식적으로 적용하면,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 '능력 있어 보이는' 방법이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겸손보다 허세가 낫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겸손은 존경할 만한 미덕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에서는 다르다. 만약 당신이 사고를 당해 병원에 실려갔다고 상상해 보자. 이때 담당 의사가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저는 최고의 실력을 지닌 외과의사가 아닙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놀기만 했고 꼴찌로 대학을 졸업했으며 지금은 일보다 취미를 즐기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저 말고 다른 의사의 치료를 받으시는 게 어떨까요." 당신은 결코 이 의사를 믿을 수 없을 것이며, 만약 이 의사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다고 해도 당신은 다른 의사라면 더 잘했으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겸손보다 허세가 나은 이유는 학계에서도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인간은 보편적으로 자기가 들은 말을 믿으며, 그런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부단히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유명 맛집에서 음식을 먹었는데 음식 맛이 별로면 자신의 입맛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반면, 덜 알려진 식당에서 음식을 먹었는데 음식 맛이 별로면 이 식당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게 그 예다. 따라서 보이는 능력을 높이고 싶다면 맞든 틀리든 간에 일단 내가 이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맡은 과제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라. 그러면 사람들은 당신의 말을 믿어줄 것이고, 믿음을 수정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물론 이 모두는 보여줄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통하는 조언이다. 보여줄 만한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이 허세까지 부리면 그보다 흉한 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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