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년증녀 1
니시오 이신 지음, 아카츠키 아키라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이름도 들리지 않는다. 열두 살이 되면 반드시 죽는다. 그런 신종병에 걸린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니시오 이신의 만화 <증년증녀>는 바로 이런 신종병에 걸린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야기의 화자는 소년이다. 평범함을 죄악시하는 소년은 어느 날 자신이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고 이름이 들리지 않는 희귀한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에 걸린다. 그것도 신종병에 걸린다. 그러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인기인이 될 것이다! 라는 상상에 빠진 소년은 신종병에 걸린 사실을 몹시 좋아하지만, 기쁨도 잠시, 신종병에 걸린 건 소년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년보다 먼저 신종병에 걸린 소녀가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이 소녀는 소년보다 생일이 빨라서 소년보다 먼저 죽을 예정이다. 질 수 없는 소년은 소녀를 죽여서 자신이 최초로 신종병으로 인해 죽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소년의 음험한 계획을 소녀 또한 잘 알고 있다. 소녀 역시 현대 사회에서 개성이 없다는 것은 나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보다 더 나쁘게 여겨진다는 걸 잘 알고 있고, 소년보다 먼저 신종병으로 죽는 것이 자신의 명성을 위해서 훨씬 좋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소년은 소녀를 죽이려고 달려들고, 소녀는 소년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해 피하는 대결이 시작된다. 


이 만화는 작화가 무척 특이하다. 소년과 소녀 외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고 이름도 나오지 않는다. 무개성이 범람하는 세상 속에서 서로만 알아볼 수 있고 서로를 죽이려고 하는 소년과 소녀의 결투가 끔찍하면서도 흥미롭다. 작가의 상상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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