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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과 안생
칭산 지음, 손미경 옮김 / 한겨레출판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원작 소설 <칠월과 안생>이 실린, 중국의 젊은 여성 작가 칭산(필명 : 안니바오베이)의 책. 장편 소설인 줄 알았는데 작가의 초기 단편 소설 열 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표제작 <칠월과 안생>은 13살에 처음 만나 서로의 인생에 큰 영향을 주고받은 두 소녀 칠월과 안생의 이야기를 그린다. 칠월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집안 환경도 좋은 전형적인 모범생이다. 안생은 학교에서 평판이 좋지 않고 가정 형편도 나쁜데, 대조적인 성격과 환경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마음이 잘 맞아 단짝으로 지낸다. 칠월에게 가명이라는 남자 친구가 생기고,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하고 다른 도시에 살게 되어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이어간다.
소설은 칠월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칠월은 안생을 친자매처럼 아끼면서도 동정한다. 칠월에게는 다정한 가족과 안정된 직장, 나만을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남자 친구가 있다. 반면 안생은 가족도 없고 직장도 없고 한 남자에게 정착하는 법도 없다. 칠월은 자기가 가진 것을 안생에게 조금 나누어줘도 괜찮다고 여기지만, 가진 걸 다 나누어줘도 절대 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다. "칠월은 곰 인형은 둘이서 가지고 놀 수 있지만 다른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만약 저들이 나눠 가질 수 없는 어떤 것을 같이 원하게 된다면, 과연 두 아이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p.51)
칠월과 안생만큼 애틋하진 않았다 해도, 한때 둘도 없는 친구가 있었고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하고 다른 직업을 가지거나 서로에게 연인 또는 가정이 생기면서 사이가 멀어진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내게도 그런 친구가 있었고 다시는 볼 수 없는 곳으로 가버렸기에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안생도 내 친구도, 이젠 부디 편안하기를 바란다.